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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02 10:31 수정 : 2006.12.02 10:31

2일 오전(한국시간) 오전 카타르 도하 칼리파스타디움에서 열린 도하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당초 보도와는 달리 독도가 표기되지 않은 한반도기를 남측 이규섭과 북측 리금숙이 함께 들고 입장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이국만리 `열사의 땅' 카타르 도하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또 한번 손을 맞잡고 평화의 행진을 펼쳤다.

2일(한국시간) 새벽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 개회식이 열린 칼리파 스타디움.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첨단 기술과 아시아 각국의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식전행사로 후끈 달궈진 개회식장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45개국 선수단이 아프가니스탄을 필두로 영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차례로 입장하자 분위기는 절정을 이뤘다.

4만4천여석의 스탠드를 가득 메운 관중은 본부석 정면 출입구를 통해 등장하는 선수단 국가가 호명될 때마다 기립 박수로 환영했다.

선수단 행렬이 중간에 이를 무렵 아랍계 관중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카자흐스탄에 이어 입장한 `KOREA' 선수단.

본부석 정면 건너편 스탠드 뒤에 위치한 길이 157m, 높이 63m 크기의 아치형 대형 전광판에는 KOREA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표시됐고 선수단이 그라운드에 막 들어서자 관중은 뜨거운 박수갈채로 뜻깊은 행진을 축하해줬다.

전광판에는 대회 조직위원회가 영상을 미처 준비하지 못해 한반도기 대신 태극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배치됐지만 평화와 화합을 향한 남북의 하나 됨은 퇴색되지 않았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이어진 8번째 남북 공동입장이지만 최근 북한 핵실험 여파로 남북 관계가 다소 냉각된 상황에서 어렵게 성사된 공동입장이었고 한반도기가 앞세운 행진이라 의미가 더욱 깊었다.


남북 공동기수로 나선 남쪽의 이규섭(농구)과 북한 여자축구 간판 리금숙은 본부석 앞을 통과할 때 맞잡은 한반도기를 크게 흔들어 환호에 답례했고 270명이 가로 12줄로 서로 섞인 선수와 임원들도 왼쪽 가슴에 한반도기 표지를 착용한 채 다정스런 모습을 보였다.

기수 뒤에 선 정현숙-김장산 남북 선수단장과 김정길-문재덕 남북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도 남북 동시입장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했다.

남북 선수들은 공동입장에 앞서 이번 대회를 소재로 이야기 꽃을 피웠고 입장 후에는 함께 스타디움을 배경으로 나란히 사진 촬영을 하는 등 한 핏줄의 뜨거운 동포애를 과시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북 단일팀 성사를 위한 체육회담이 이견 차로 난항에 부딪혀 아쉬움이 남지만 2일부터 메달을 놓고 우정의 대결을 펼칠 남북 선수들은 이 순간을 잊히지 않을 소중한 추억으로 가슴에 깊이 새겼다.

(도하=연합뉴스) 특별취재단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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