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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05 12:08 수정 : 2006.12.05 13:21

5일 새벽 (한국시간) 도하 카타르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유도 73kg급 결승에서 이원희(25.KRA)가 다카마쓰 마사히로(일본)를 한판으로 눕히고 있다. 이원희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내 ‘유도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도하=연합뉴스)

“통증 딛고 죽을 각오로 싸워”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5·KRA). 그를 가로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다.

한국 유도의 간판 이원희가 5일(한국시각) 열린 15회 도하아시아경기대회 남자유도 73㎏급을 제패하며 유도 그랜드슬램(2003 세계선수권, 2003 아시아선수권, 2004 아테네올림픽, 2006 아시아경기대회)의 위업을 일궈냈다.

그랜드슬램의 무대는 카타르 도하의 카타르스포츠클럽 유도장. 결승전에서 만난 상대는 일본의 강호 다카마쓰 마사히로. 이원희는 그동안 3차례 맞대결을 편 다카마쓰에게 한번도 지지 않았다. 그러나 발목과 왼쪽 무릎인대가 좋지 않은 만큼 매우 조심스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팽팽한 탐색전의 긴장이 한 순간 터진 것은 경기 시작 1분33초. 이원희는 빗당겨치기 한판으로 다카마쓰를 쓰러뜨렸다. 통쾌한 한판승에 관중석의 응원단은 ‘대~한민국’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기쁨에 찬 이원희는 관중석의 아버지한테로 뛰어가 깊은 포옹을 했다.

한국 유도에서 그랜드슬램을 이룩한 것은 이원희가 처음이다. 안병근 남자대표팀 감독도 1984년 LA올림픽, 1985년 세계선수권대회, 1986년 서울아시아경기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3위에 그쳤다.

이원희는 경기 뒤 “그랜드슬램을 이룬 건 개인적 영광 못지 않게 국가를 대표해 태극마크를 달고 나왔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발목과 무릎 통증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죽을 각오로 싸웠기에 할 수 있었다”며 뿌듯해 했다.

이원희가 결승까지 이르기에는 고비도 있었다. 이날 1회전에서 칼리파 알 쿠바이시(UAE)를 허벅다리 걸기 한판으로 메친 이원희는 2회전에서 고전했다. 상대 라슐 보치예프(타지키스탄)를 맞아 5분간 서로 지도만 2개씩 주고 받았고, 연장에 가서야 보치예프가 지도 1개를 더 받아 우세승을 거둘 수 있었다.

위기를 넘긴 이원희는 더 강해져 있었다. 3회전에서 마젠 나나에(시리아)를 허벅다리 걸기 한판으로 꺾었고, 4강에서는 쇼키르 무미노프(우즈베키스탄)마저 다리들어 메치기 한판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5일 새벽 (한국시간) 도하 카타르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유도 73kg급 결승에서 이원희(25.KRA)가 다카마쓰 마사히로(일본)로부터 한판승을 따내 금메달을 획득한 후 가족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12.5 (도하=연합뉴스)

이원희의 그랜드슬램에는 아버지 이상태씨와 어머니 이상옥씨, 누나 현주씨가 함께 했다. 이원희의 가족은 특히 이원희의 그랜드슬램을 이룬 각 대회 우승 때마다 함께해 ‘가족 그랜드슬램’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원희에게 만족이 없다. 그는 “2003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 때 금메달을 따고 2005년 카이로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경쟁 선수에 밀려 나가지 못했다”며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세계 정상의 자리를 되찾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사상 첫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겠다는 큰 목표도 거침없이 밝혔다.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의 신화는 계속될 것 같다. 도하/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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