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2.08 16:16
수정 : 2006.12.0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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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도하 선수촌 내 국기광장 옆 퍼블릭 존에 설치된 김형칠선수의 임시 분향소. 2006.12.8 (도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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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도하아시안게임 승마 경기 도중 불의의 낙마 사고로 숨진 한국 승마 대표 김형칠(47.금안회) 선수의 유족 대표인 동생 재칠 씨가 8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국제공항에 도착해 안타깝게 눈을 감은 형님의 시신과 마주했다. 고국에서 비보를 접하고 급히 출국한 재칠 씨는 이날 오전 6시40분께 카타르 항공 편으로 도착해 도하 국제공항 여객청사를 빠져나왔다.
재칠 씨는 청사에서 한참 말을 꺼내지 못하다 "실감이 나질 않는다. 어린 조카들과 형수가 안쓰럽다. 평생 운동만 좋아하던 사람에게 이런 일이 생겨 슬프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짧은 인터뷰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계속 코를 훌쩍거린 그는 "TV로 사고 장면을 반복해서 봤다. 이런 마당에 누구에게 잘 잘못을 따지겠느냐"며 "크로스컨트리가 마장마술보다 좀 위험하다고 하지만 이런 상황이 닥칠진 몰랐다. 예전에 형이 스페인인가 프랑스에서 경기를 하다가 다친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심각하지 않아서 치료조차 받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재칠 씨는 "이제 형님이랑 같이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고 말해 공항에 나온 대한올림픽위원회(KOC)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검정색 정장 차림의 재칠 씨는 곧바로 김형칠 선수의 시신이 안치된 도하 시내 하마드 종합병원으로 이동했다. 재칠 씨는 오전 7시40분께 영안실에 들어가 1분 정도 있다 나온 뒤 눈물이 흐르는 얼굴을 손으로 훔쳤다.
재칠 씨는 "형님이 눈도 제대로 못 감고 돌아가셨다. 보고 싶은 사람이 많았나 보다"며 목이 매였다. 그는 "스포츠 종목에서 이런 일이 없었는데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닥쳐 뭐라고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신 확인을 한 재칠 씨는 정현숙 선수단장과 함께 아시안게임 선수촌 국기광장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승마 종합마술팀의 김홍철 코치는 동생 재칠 씨를 보자 부둥켜 안고는 통곡을 해 분향소 주변을 지나던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했다. 재칠 씨는 '형님이 사고를 당한 곳을 둘러보고 싶다'고 해 곧바로 김형칠 선수가 자신의 애마 '밴더버그 블랙'과 함께 넘어진 현장인 도하 승마클럽으로 향했다. 재칠 씨는 김형칠 선수의 시신을 수습해 빠르면 9일께 한국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장례절차는 김형칠 선수의 형 성칠 씨와 부인 소원미 씨가 국내에서 KOC와 논의하고 있으며, 시신이 한국에 도착하는 날을 기준으로 해 대한올림픽위원회장으로 3일장을 치를 것으로 전해졌다.
(도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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