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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12 18:23 수정 : 2012.10.17 10:31

너의 기쁨이 나의 기쁨. 한국 여자펜싱 플뢰레의 맏언니 서미정(왼쪽)이 12일(한국시각) 개인전 시상식에서 자신을 이기고 금메달을 딴 남현희와 함께 밝게 웃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맞수 서미정 꺾고 여자펜싱 플뢰레 금

그들이 처음 검을 맞대고 선 것은 8년 전. 남현희(25·서울시청)는 고등학생이었고, 서미정(27·강원도청)은 대학 1학년이었다. 서미정은 “물론 내가 이겼죠. 현희가 작은데, 다른 선수에 비해 튀었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남현희는 1m54, 서미정은 1m70. 서미정은 “마스크를 쓰고 마주하면 현희의 머리꼭지가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남현희는 서미정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4년 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플뢰레 여자개인전 출전도 서미정의 몫이었다. 서미정은 “나한테 게임이 안됐다. 근데 작년 전국체전부터 현희에게 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도하아시아경기대회 오기 전부터 예상했던 둘의 진검승부였다.

12일 새벽(한국시각) 열린 플뢰레 여자개인 결승. 김영호 대표팀 코치는 둘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미정이는 선이 굵고 힘이 좋다. 현희는 작지만 빠르고 정확하다. 성격도 미정이는 한번 지면 빨리 잊고 다시 시작한다. 그러나 현희는 2~3일은 갖고 간다. 정에 끌리지 않고 악착같이 하는 게 현희다.”

‘검’은 남현희가 좀 더 빨랐다. 남현희는 경기 초반 5-0으로 멀찌감치 달아났고, 초조해진 서미정의 검을 피해가며 결국 15-10으로 이겼다. 김 코치는 “자기들끼리 하게 저렇게 놔두면, 여린 사람이 밀리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서미정은 아쉬움이 커보였다. 그는 “현희를 최고 라이벌로 보고 왔는데…. (현희가 작아) 타깃이 작다보니 자꾸 (찌르기가) 빗나갔다”고 말했다. 8강과 4강에서 또다른 우승후보 중국 선수들을 잇달아 꺾은 그는 8강에서 검에 찔려 손에 상처가 나 있었다. 현장에 온 펜싱인들은 서미정이 중국 선수 2명을 이겨줘 한국의 우승이 훨씬 쉬웠다고 입을 모았다.

남현희는 펜싱 남자사브르 국가대표 원우영의 응원을 받았다. 그는 “키가 작아 국제대회에 출전할 만한 선수가 아니라는 얘기를 듣고 실망하기도 했지만 극복하려고 노력해왔다”며 “아시아경기대회 개인전에 처음 나와 우승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도하/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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