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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13 19:43 수정 : 2006.12.13 19:43

부담 속 평소기록 못미쳐 동메달

“추워봤자 사막이려니 했죠.”

아시아대회는 전국체전과 달랐다. 국내 대회와는 차원이 다른 긴장감이 어깨를 짓누르고, 변덕스런 현지 날씨에 몸은 굳어버렸다. “세계대회 결승 수준은 가능하다”던 기록도 나오지 않았다. 육상 남자 세단뛰기에 출전한 김덕현(21·조선대)의 첫 경험은 그렇게 가혹했다.

육상 마지막날인 12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칼리파스타디움. 현지 온도계는 섭씨 15도를 가리켰지만 쉴새 없이 불어대는 바람 때문에 몸은 움츠러들었다. 히잡을 둘러쓰고, 긴 바지를 입은 몇몇 선수들이 부러울 정도였다. 남자 세단뛰기에 출전한 선수들은 모두 15명.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기까진 1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고, 그 사이 몸은 식어버리다 못해 얼어붙어 버렸다.

지난 10월 전국체전에서 17m07로 한국신기록을 깨뜨리며 기대를 키운 것이 오히려 부담이 되었다. 당시 박영준 코치는 “4년 전 부산 대회 1위 기록이 16m60이었다”며 “이 기록으로도 아시아 최고엔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김덕현은 따겠지’라는 한국 육상의 절박한 기대와 병역혜택까지 겹쳐 김덕현의 발걸음은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17m를 넘고 기뻐했던 4차시기가 파울로 판정되면서 왼쪽 종아리의 경련은 더욱 심해졌다. 결국 중국의 리앙시가 5차에서 17m06을 뛰며 훌쩍 앞서갔고, 6차시기, 있는 힘을 다해 날았지만 16m87.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길 수 있는 상대들인데….” 김덕현은 “생각만큼 기록이 안 나왔다”며 아쉬워했다. “아시아대회라 역시 좀 틀리더라”며 피식 웃는 얼굴엔 아직도 긴장이 서려 있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경기하긴 처음”이라는 김덕현은 결국 “준비가 부족했다”는 말로 아시아대회 첫 도전을 요약했다.

도하/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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