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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15 18:00 수정 : 2006.12.15 18:00

만리장성 넘었다. 한국 남자배구대표팀 선수들이 15일(한국시각) 결승전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낸 뒤 태극기를 들고 코트를 돌며 기뻐하고 있다. 맨 뒤가 혁혁한 공을 세운 신진식. 도하/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야구·축구·농구 ‘굴욕’ 딛고 한국 마지막 금 선사

마지막 승부를 결정지은 스파이크는 32살 신진식(삼성화재)의 손에서 나왔다. 스파이크를 날린 뒤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진 신진식은 달려든 후배들과 뒤엉켰다. 김호철 감독은 땀 범벅이 된 신진식을 껴안았다. “진식이를 어렵게 데려와 큰 덕을 봤네요. 몸도 안좋았는데. 마지막 투혼을 후배들에게 보여줘 고마울 뿐입니다.”

‘갈색폭격기’ 신진식과 ‘승부사’ 김호철 감독. 마지막 각오로 나온 이들이 도하아시아경기대회에서 남자배구를 정상에 올려놨다. 15일 중국과의 결승전. 한국은 3-1(25:18/22:25/25:18/25:16)로 이기고 2002년 부산 대회 우승에 이어 2연패를 차지했다. 야구 농구 축구 등이 결승문턱에 가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프로스포츠 막내인 배구가 한국 선수단 마지막 금메달로 프로 체면을 세웠다.

신진식은 어깨와 무릎이 좋지 않았다. 이날도 양 무릎과 첫 경기에 다친 팔꿈치에 붕대와 보호대를 차고 나왔다. 그는 애초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았다. 후배가 손가락 부상으로 빠진 뒤, 김호철 감독의 부탁으로 뒤늦게 합류했다. “몸상태가 나빠 대표팀에 안들어간다고 했었죠. 김 감독님이 호출하셔서 다시 한번 뛰어보겠다는 생각으로 들어왔어요. 이렇게 우승까지 할줄 몰랐습니다.” 그는 결승전에서 19득점이나 올렸다.

김호철 감독은 선수로 출전한 1978년 방콕 대회에 이어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두번째 금메달을 만들어냈다. “경기 전날 중국 경기 비디오를 네번이나 봤어요. 연구한대로 상대가 나오더군요. 매 세트 이길거라 생각했습니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 직전에 열린 세계선수권(16강 탈락) 때 참 마음이 아팠다”며 “이번에 우승하면 대표팀 감독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수의 진을 치고 나왔다는 얘기다. 김 감독은 “아시아의 실력들이 상향평준화돼 우리가 내일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며 “이젠 장기 프로그램을 갖고 계획성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하/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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