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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15 18:04 수정 : 2006.12.15 21:32

남자하키 AG 2연패… 한국 남자하키대표팀 선수들이 15일(한국시각) 결승전에서 중국을 3-1로 누르고 우승하자 환호하고 있다. 도하/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도하AG 결산

■ [도하AG 결산] 2% 부족한 ‘오일달러’ 잔치

28억달러(2조6천억원)의 잔치가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제15회 도하아시아경기대회가 16일 새벽(한국시각) 15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2010년 중국 광저우에서 만날 것을 기약했다. 카타르 도하 할리파스타디움에서 열린 폐막식은 45개국 선수단의 활약상을 아라비안나이트의 모험담으로 표현하며 장관을 연출했다.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한 남북선수단은 순서없이 자유롭게 입장한 다른 나라 선수들과 한데 어울려 아쉬움을 달랬다.

돈은 퍼부었지만…=1974년(이란 테헤란) 이후 32년 만에 중동에서 대회를 연 카타르는 ‘오일달러’를 앞세워 경기장 건설과 인프라 구축, 대회 운영 등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하지만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엉성한 부분도 존재했다. 외부에서 고용된 외국인 인력들은 분업화한 공장의 로봇처럼 자기임무에만 충실할 뿐, 축제의 주인도 손님도 되지 못했다.

순수 자원봉사자를 찾기도 힘들었다. 진행요원들은 대부분 인력업체를 통해 고용된 ‘값싼’ 외국노동자들이다. 인도 필리핀 스리랑카 네팔 등 국적도 다양하다. 하루종일 화장실 안에 머물며 청소만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곳곳에 인력을 배치해 일을 분담시켰지만 자기 일만하면 그만인 이방인들에게 자원봉사자들이 갖는 열정과 살가움을 기대하기란 어려웠다.

2016년 여름올림픽 유치의사를 공공연히 밝힌 대회조직위원회 역시 대외홍보에만 주력할 뿐, 선수단이나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 노력에는 관심이 없었다. 김정길 대한체육회 회장은 “경기장은 훌륭하지만 관중동원이라든지 여러면으로 볼 때 올림픽을 진행하긴 힘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아시아의 공룡=풍부한 인적자원에 정부의 지원이 더해져 중국 스포츠는 최전성기를 맞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거쳐 2010년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까지 당분간 중국의 독식체제는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 15일간 대회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중국국가를 따라 흥얼거릴 수 있게 됐다. ‘아시아대회는 중국의 전국체전’이란 말이 나돌만큼 중국의 독주는 시간이 흐를수록 거세졌다. 4년전 부산에서 금 150개, 은 84개, 동 74개를 따냈던 중국. 이번엔 동메달 수를 줄인 대신, 금 164개, 은 88개, 동 63개의 성적을 거뒀다. 한국(금 58개) 일본(금 50개)의 성적을 더해도 중국의 힘을 따라잡지 못한다.

도하/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 [도하AG 결산] 어딘지 허전한 종합 2위 달성

국가별 메달 순위 (15일 오후 6시 현재)
한국선수단은 도하아시아경기대회에서 종합 2위(금58, 은53, 동82) 목표를 달성했다.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기초종목 육상에서 부진했고, 축구·야구·농구 등 인기 프로스포츠는 경쟁력이 떨어졌다.

프로종목 성적, 인기 반비례=축구는 15일(한국시각) 숙적 이란과의 3~4위전에서도 연장접전 끝에 0-1로 져 체면을 구겼다. 야구는 사회인 선발이 출전한 일본에도 지면서 동메달에 그쳤고, 남자농구는 5~8위전으로 밀린 끝에 일본을 이겨 5위를 차지했다. 반면, 프로 후발주자인 남자배구는 투혼의 승부로 만리장성을 넘으며 금메달을 따냈다.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이면 남자선수는 병역면제 혜택을 받는 등 열심히 뛰도록 만드는 유인책은 있다. 그러나 프로선수들이 태극마크에 대해 느끼는 책임감이나 정신력은 과거보다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1970~80년대에 헝그리 정신이 강조됐다면, 돈과 인기 등 선수 개인의 선택할 수 있는 보상폭이 넓어진 2000년대의 스포츠 지형은 달라졌다.

사이클 유도 펜싱의 활약=한국은 유도(금4, 은5, 동3)와 사이클(금5, 은2, 동9), 볼링(금4, 은4, 동3), 펜싱(금4, 은4, 동2), 레슬링 그레코만형(금4) 등에서 많은 메달을 일궈냈다. 사이클 최초로 3관왕에 오른 장선재(대한지적공사)는 새로운 스타로 떴다. 세계최강 양궁도 남녀 개인·단체전을 휩쓸었고, 태권도는 9체급을 석권했다. 골프도 남녀 개인과 단체전에서 4개의 금메달을 챙겼다. 수영 남자자유형 200·400·1500m에서 우승해 3관왕에 오른 박태환(경기고)의 활약은 가장 눈부셨다.

메달경쟁 집착말고 발상의 전환을=일본은 사회인 야구팀을 출전시켜 은메달을 따냈고, 풀뿌리로 확산된 여자축구의 양적 토대를 바탕으로 결승전까지 올랐다. 메달을 따기 위해 엘리트 선수에 집중투자하는 한국의 스타일과 대비된다. 이제는 기초체력인 생활스포츠의 자산이 풍부해야 경쟁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

기초종목 육상에서 금 1개(박재명 남자 창던지기), 은 1개, 동 3개로 이 부문 7위에 그친 것은 취약한 한국 스포츠 현실이다. 비인기 종목이라는 설움을 받는 여자핸드볼이 묵묵히 5개 대회 연속 금메달 정상을 차지했지만, 오로지 선수들만의 희생으로 메달을 따는 시대는 가고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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