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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1.10 08:33 수정 : 2010.11.10 08:33

국토부, 나무심기 행사에 여주 매류초교 학생 불러
학교쪽 “요청 와서…” 시민단체 “시대착오 발상”

국토해양부가 초겨울 날씨를 보인 9일, 4대강 홍보성 행사에 초등학생들을 동원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는 이날 4대강 수변생태공간 조성사업의 하나로 각 지역 주민과 함께 9일부터 나무 심기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첫 행사로 이날 오전 9시30분∼1시30분 경기 여주군 대신면 당남리 한강 3공구 현장에서 여주군민과 초등생 등 400여명이 참가한 ‘희망 나무 심기’ 행사를 진행했다. 여주군민과 초등학생이 2인 1조의 짝을 이루어 영산홍 등을 심은 뒤 나무에 소망과 이름을 적은 희망메시지를 걸고 즉석사진을 촬영하는 식으로 진행됐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이날 행사를 위해 여주군 매류초등학교 3∼6학년 전교생 39명이 체험학습 형식으로 동원됐다. 이날 여주군은 오전에도 9시 2.6℃, 10시 3.8℃의 쌀쌀한 초겨울 날씨였으며, 바람마저 초속 5m로 비교적 많이 불었다. 학생들은 이른 추위 속에 4대강추진본부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강변에서 열린 행사에 참가했다. 학생들은 대신면 이포보 일대에서 나무 심기 행사에 1시간가량 동원됐다 오전 11시께 남한강 강천보 현장의 4대강 홍보관을 둘러본 뒤 인근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갔다.

매류초등학교의 한 교사는 “이 행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어디선가 협조 요청이 와서 한다고 하더라”고 답변했다. 이 학교 김석희 교장은 “군에서 나무 심기를 하자고 협조 요청이 와서 나무 심는 건 좋다고 생각해 승낙했다”며 “군에서 버스 한 대분 정도면 좋겠다고 해서 3학년 이상 전교생이 참가했는데, 날이 추워서 행사는 하지 않고 나무만 심고 돌아와 오후수업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장은 잠시 뒤 다시 전화를 걸어와 “체험학습을 돈 들여서도 하는데 우리 고장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버스 안에 있다가 나무만 심고 바로 돌아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여주군 관계자는 “학교 쪽의 적극적 의지가 있어 지난달 행사 계획 단계부터 이 학교 학생들의 행사 참여가 준비됐다”며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 안타깝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주환경운동연합 이항진 집행위원장은 “군사독재 시대도 아니고 날도 추운데 국책사업 홍보에 초등학생까지 동원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제발 학생들은 가만 놔뒀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국토부는 9일 한강, 12일 금강, 19일 영산강, 19일 낙동강에서 나무 심기를 계속한다.


박영률 기자, 여주/김기성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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