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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1.11 20:25 수정 : 2010.11.12 08:39

비내늪 전경. 사진 최종관씨,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공

여주 여강길·충주 비내늪 ‘지켜야 할 자연유산상’ 선정
행사 주최 내셔널트러스트 “시민단체 독립성 훼손” 비판

정부 관계자가 시민단체가 주최한 ‘꼭 지켜야 할 자연문화유산상’ 시상식에 시상자로 나왔다가, ‘4대강 사업’ 구간이 상을 받는다며 돌연 시상을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한국내셔널트러스트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8일 서울 예장동 문학의 집에서 내셔널트러스트가 주최한 ‘꼭 지켜야 할 자연문화유산상’ 시상식이 열렸다. 2000년부터 매년 생태·문화적으로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을 뽑는 이 상에는 올해 4대강 공사 구간인 경기 여주 여강길(산림청장상)과 충북 충주 비내늪(내셔널트러스트상)을 포함해 모두 5곳이 선정됐다.

하지만 대구 망월지에 환경부장관상을 시상하러 참석한 환경부 간부는 “이번 상에서 4대강 공사 구간이 두 군데나 포함돼 상을 줄 수 없다”며 자리를 떴다. 이어 충남 태안 안기리 갯벌에 국토해양부장관상을 시상하러 나온 국토해양부 간부는 시상식 도중 발언 기회를 요청한 뒤 “정부 입장과 다른 내용은 정부의 표창 대상으로 삼지 마라. 행위에서 상충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해 일부 참석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여강길은 멸종위기종 층층둥굴레와 부라우 나루터 등 자연·문화 유산이 풍부한 55㎞의 탐방로로,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로 선정된 바 있다. 비내늪은 단양쑥부쟁이와 흰목물떼새 등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90만㎡의 습지다. 두 곳은 4대강 준설작업으로 물에 잠기는 등 일부 훼손될 예정이다.

내셔널트러스트 관계자는 “진보·보수를 막론해 자연보전을 위해 민관이 협력하자는 게 우리 단체와 이번 상의 취지”라며 “4대강 구간에 장관상을 준 것도 아닌데 자연보전 운동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이런 행동을 벌인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환경부와 국토부는 매년 이 행사를 지원했고, 올해는 행사비 3000만원 가운데 각각 200만원씩을 후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4대강 사업으로 환경이 개선되는데도, 해당 지역을 보전하자고 상을 주기에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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