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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5.19 21:17 수정 : 2011.05.19 21:17

국토부 ‘4대강 왜곡홍보’ 점입가경

“건국이래 최대 생태사업…습지·모래톱 늘어난다”
사실과 다른 홍보물 배포…논란 일자 누리집선 삭제

국토해양부 산하 4대강사업본부가 4대강 사업이 끝나면 습지와 모래톱이 늘어난다는 등 부정확한 정보를 담은 홍보물(사진)을 배포해 환경운동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내용을 두고 논란이 일자 사업본부는 누리집에 올려진 전자책 형태의 홍보물을 19일 삭제했다.

‘4대강살리기 사업 생태복원 기록-한국의 습지와 모래톱’이라는 제목의 이 책자는 4대강 유역의 습지와 모래톱을 지역별로 나눠 128쪽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서두에서 “4대강 사업은 우리나라 건국 이래 최대의 생태복원 사업”이라며 “습지와 모래톱을 보전해 자연을 더욱 자연스럽게 가꾸고 인간이 공존하는 공간을 조성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책은 “4대강 사업은 이·치수는 물론이고 오염되고 훼손된 생태계를 살리는 것이 핵심”이라며 4대강 사업으로 습지와 모래톱이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보전가치가 높은 습지는 보전하고 △하천오염 등으로 훼손된 습지는 복원하고 △새로운 습지와 모래톱을 조성하기 때문에 습지 면적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운동단체들은 5억7000만㎡의 모래를 강바닥과 둔치에서 퍼내고 16개 보를 건설하면 수면적이 넓어지고 수심이 깊어지면서 전체 습지 면적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반박한다. 환경부도 사업 초기인 2009년 4대강 사업구간 내 습지면적 6826만㎡ 가운데 12.5%인 855만㎡(54곳)가 없어지거나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마저 축소 논란이 일었고, 한국습지엔지오네트워크는 지난해 10월 생물다양성협약 제10차 당사국총회 보고서에서 습지 208곳이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책에서 원형 보전된다며 짙푸른 원시 상태의 풍경 사진을 담은 곳 일부는 이미 사라지거나 훼손됐다. 경기 여주군 삼합리섬 모래톱 청미천 구간은 지난 13일 환경단체의 조사에서 이미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고, 강 건너편 바위늪구비 습지(굴암늪)도 본류와 이어진 큰 물길이 나면서 습지 다양성이 훼손됐다. 매년 흑두루미 수천 마리가 찾는 경북 구미 해평습지는 모래톱이 사라지면서 올해 흑두루미 개체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명호 4대강사업 저지 범국민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은 “4대강 사업은 건국 이후 최대의 생태파괴 사업”이라며 “정부가 왜곡·가공된 정보를 내세우며 도를 넘은 홍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복원·조성해 늘어나는 습지 주변도 이미 땅이 깎이고 준설이 돼 조경화된 친수공간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사업본부 관계자는 “2009년 보도자료를 보고 지난해 말 홍보책자를 만들었는데, 확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홈페이지에 올라갔다”며 “인쇄된 홍보책자는 내부에서만 열람했다”고 말했다. 사업본부는 이날 오후 누리집에서 전자책을 삭제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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