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10.04 21:01
수정 : 2011.10.0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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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잠실 수중보 건설 직후, 이로 인한 수질오염은 1980~90년대 서울시의 골칫덩이였다. 사진은 이 문제를 다룬 <동아일보> 1988년 6월8일치 기사. 행주 수중보는 지금의 신곡 수중보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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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것과 달리 서울을 흐르는 한강은 그리 깨끗한 편이 아니다. 특히 서울 서부에서는 영산강이나 낙동강 하구 수준으로 오염도가 심하다.
갈수기인 지난해 2월 기준으로 한강 서울 구간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을 살펴보면, 암사 4㎎/ℓ, 잠실 4.7㎎/ℓ, 보광 6.6㎎/ℓ, 영등포 7.2㎎/ℓ, 행주 8.2㎎/ℓ, 김포 9.2㎎/ℓ 등 하류로 갈수록 나빠진다. 서울 동부지역에선 ‘좋음’이던 수질등급이 중부에선 ‘보통’이 되고 서부에 이르러선 ‘약간 나쁨’으로 떨어진다. 왜 그럴까?
크게 세 가지 원인으로 추정된다. 첫째는 탄천과 안양천 등 한강에 흘러드는 도심 지천의 수질이 화학적산소요구량 10㎎/ℓ가 넘을 정도로 나쁘기 때문이다. 둘째는 도심 찻길 등에서 흘러나오는 비점오염원의 영향이다. 셋째는 신곡과 잠실 수중보로 인해 물이 정체돼 오염물질을 빨리 씻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현 정부 들어서 세번째 원인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물이 많으니 깨끗해졌다’며 16개 보를 짓는 4대강 사업의 모범으로 한강 서울 구간을 들고 있다.
아직까지 이 세 가지 원인 중 무엇이 수질 악화의 최대 요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두 수중보가 한강 수질을 크게 개선시켰다고 보긴 어렵다. 오창환 전북대 교수(지구환경과학)는 “한강에 유입되는 지천의 유량은 한강에 비해 매우 적은 수준이어서 수질을 급격히 악화시킬 정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1980~90년대 한강 물고기 떼죽음과 악취의 원인은 주로 두 수중보로 향했다. <동아일보>는 1988년 6월8일 기사에서 “(신곡) 수중보가 지난달 초 완공된 뒤 한강의 흐름이 느려지면서 서울시내에서 한강으로 흘러드는 욱천(용산구 원효로에서 한강으로 흘러드는 복개 하천) 등 하천의 오수와 폐수가 곳곳에서 괴어 한강이 급격이 오염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는 수중보 완공 직후부터 수중보 철거를 주장했다. “(수중보가) 물의 흐름을 막아 물을 썩게 하기 때문에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경향신문> 93년 9월7일)된 것이다.
이 때문에 당시 환경처와 서울시는 각종 대책을 쏟아냈다. 92년 7월29일에도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하자 안양·난지 하수처리장 방류구를 신곡 수중보 하류로 이전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94년 1월에는 한강 대청소를 했다. 팔당댐 수문과 잠실 수중보 5개 수문을 열어 오염물질이 괸 한강물 1040만t을 물갈이(플러싱)한 것이다. 남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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