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12.26 19:16 수정 : 2011.12.26 19:16

경북 고령군 우곡면 낙동강변 들판은 50㎝만 파내려가도 물이 차올라 농민들이 농사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한다. 경북농업기술원의 수질조사에선 지하수 성분이 검출됐다. 전문가들과 피해농민들은 보 건설로 수위가 높아지는 바람에 강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지하수가 지표면 가까이 차오른 탓이라고 지적한다. 4대강 사업 때 제기됐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데도 한국수자원공사 쪽은 여름에 이례적으로 많이 내린 빗물과 농업용수가 고여서 일어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4대강 사업에 따른 침수피해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 자체 조사에서도 지하수 성분의 미네랄 함량이 높은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수자원공사가 이것이 보 건설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려면 객관적인 조사를 거쳐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내놔야 한다. 지금처럼 4대강 사업의 부실과 피해 사례가 나올 때마다 무조건 덮으려고 하다간 더 큰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4대강 보에 담수가 시작된 10월 말 이후 나타난 다른 지역의 침수현상 또한 4대강 사업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 고령 지역의 침수피해는 앞으로 관리 수위만큼 물을 채우면 더욱 커질 수 있어 늑장 대응할 일이 아니다. 농민들은 몇 달 전에 심은 마늘과 양파의 성장이 부진하고, 마을 특산물인 수박 모종을 심어야 하는데 지금 상태로는 심어봐야 뿌리가 썩기 때문에 손을 댈 수 없다고 호소한다. 날벼락을 맞은 농민들에 대한 피해보상 역시 적극 검토해야 한다.

침수피해는 보의 균열과 누수처럼 4대강 사업의 예고된 재앙이다. 국토해양부가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을 이중으로 작성해 침수피해 규모를 축소한 사실이 일찍이 드러났다. 침수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한 마스터플랜을 비공개로 한 뒤 피해규모를 40%로 축소한 수정 마스터플랜을 공개한 것이다. 지난여름엔 낙동강보 주변 한쪽에서는 물이 없어 모내기를 못하고 다른 쪽에서는 물이 넘치는 상황도 발생했다. 그만큼 4대강 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던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경고한 대로 4대강 사업은 홍수·침수·식수 등 ‘3수 재앙’을 불러오고 있다. 전체 16개 보 가운데 9개에서 누수가 발생하고 보에 뚫린 구멍에선 물이 줄줄 새어나오는 부실 징후마저 드러난 만큼 전면적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