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6.01 16:52
수정 : 2017.06.0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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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창녕함안보가 1일 오후 2시 수문을 열었다. 갇혀있던 강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수문 하류 쪽으로 하얗게 물거품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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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위 합천창녕보도 함께 수문 열어
환경단체·농민 “완전개방 해야” 요구
어민 “4대강 뒤 강 썩어 물고기 씨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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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창녕함안보가 1일 오후 2시 수문을 열었다. 갇혀있던 강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수문 하류 쪽으로 하얗게 물거품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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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2시 낙동강에서 가장 하류 쪽에 있는 창녕함안보 수문 개방이 시작됐다. 하지만 수문에서 10m가량 떨어진 전망대에선 수문 개방을 느끼기 어려웠다. 시간당 2~3㎝의 매우 느린 속도로 수문이 열렸기 때문이다. 다만 수문 하류 쪽에서 이는 하얀 물거품으로 수문이 열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남부관리단은 “창녕함안보 수문을 20㎝ 열어, 보 관리수위를 5.0m에서 4.8m로 낮출 계획인데, 수문 개방을 매우 천천히 하기 때문에 계획대로 여는 데 50~60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시각 합천창녕보도 시간당 2~3㎝ 속도로 보조수문 2개를 열기 시작했다. 합천창녕보는 보조수문을 1m 내려, 관리수위를 10.5m에서 9.5m로 낮춘다. 이렇게 하면 어도가 물 위로 드러나 물고기들이 오갈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합천창녕보관리사업소는 비상용 펌프를 가동해 어도에 인공적으로 물을 흘려보낼 계획이다. 보에 설치된 소수력발전소는 당분간 가동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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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경남네트워크 회원들은 1일 창녕함안보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 수문 상시개방을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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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역 환경단체 회원들로 이뤄진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이날 오후 1시 창녕함안보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대강 보 수문 상시개방을 환영하지만, 완전 개방을 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하루빨리 4대강의 16개 보 모두 수문을 완전히 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창녕함안보 하류 지역인 경남 김해시 대동면에서 대를 이어 어부로 살고 있는 한희섭 낙동강어민총연합회 사무국장은 “4대강 사업 이전엔 장어·잉어·가물치 등 다양한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는데, 4대강 사업 이후 강바닥에 썩은 펄이 쌓이고 보로 물길이 막히면서 사실상 물고기 씨가 말라버렸다. 요즘은 외래어종을 잡으면 주는 보상금으로 겨우 살아가고 있다. 낙동강 어민들에게 4대강 사업은 말 그대로 재앙”이라고 말했다. 합천창녕보 상류 쪽인 경북 고령군 우곡면 포이리에서 수박 농사를 짓는 박상수(49)씨는 “4대강 사업 때문에 지하수위가 예전보다 높아져, 땅을 1m 정도만 파면 물이 차오른다. 이 때문에 수박 뿌리가 썩어 수박 농사를 짓기 어렵게 됐다. 보 수문을 완전히 열거나 보를 철거해, 예전 자연 그대로의 낙동강으로 되돌려 놓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창녕/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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