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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8.09 20:11 수정 : 2012.08.09 21:34

태권도 이대훈이 8일 런던 엑셀사우스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58kg급에서 금메달에 도전했다. 결승전에서 이대훈은 스페인의 호엘 곤살레스 보니야에게 8-17로 패해 아쉬운 은메달을 차지했다. 경기 중 머리 3점 공격을 허용하고 있는 이대훈(왼쪽).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규칙 바꿔 점수 세분화 효과
머리치기 2→3점으로 높이고
돌려찼을땐 추가로 1점 더줘
올림픽 종목 잔류에 ‘파란불’

9일 새벽(한국시각) 런던올림픽 태권도 첫날 남자 58㎏급 8강전. 0-5로 뒤지던 이대훈(20·용인대)이 타미르 바유미(이집트)를 상대로 몸통(1점)과 머리(3점), 또다시 몸통(1점) 공격을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둘의 난타전으로 경기가 열린 엑셀런던 사우스아레나는 후끈 달아올랐다. 결국 역전과 동점을 거듭하던 경기는 10-10 동점에서 서든데스로 진행된 연장 끝에 이대훈이 11-10으로 이겼다.

여자 49㎏ 준결승은 더욱 극적이었다. 차나팁 손캄(타이)은 마지막 3회전 종료 1분 전까지 9-3으로 앞서 결승 진출을 눈앞에 뒀다. 그런데 이때부터 믿기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브리히테 야게 엔리케(스페인)는 몸통 공격으로 1점, 차나팁이 2번째 경고를 받는 바람에 또 1점을 얻었다. 이어 돌려차기 머리 공격으로 단숨에 4점을 추가해 9-9 동점을 만들었다. 5000여 관중들은 난리가 났다. 둘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쉴새없이 공격을 주고받았고, 엔리케가 종료 20초 전 몸통 주먹 공격으로 기어이 10-9 역전 드라마를 썼다.

태권도가 달라졌다. 올림픽에서 퇴출 위기에 놓였던 태권도는 이번 대회에서 규정을 확 바꿔 흥미로워졌다. 이날 경기장에서 만난 영국인 데니 드래퍼스(37)는 “유도와 레슬링보다 훨씬 재미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점수를 세분화해 막판 뒤집기를 가능하게 만든 게 결정적이다. 기존엔 몸통 1점, 머리 2점이 고작이었지만 머리는 3점으로 높이고 돌려차기를 추가해 몸통 돌려차기는 2점, 머리 돌려차기는 야구의 만루홈런처럼 단숨에 4점을 얻는다.

2004년 아테네 대회까지 사방 12m였던 경기장은 베이징 대회 때 10m, 이번 대회 때 8m로 계속 줄여 선수들이 도망갈 틈을 없앴다. 이날 은메달을 딴 이대훈은 “크게 지고 있어도 한방에 역전이 가능하니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며 “관중들이 재미있게 보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대훈은 결승에서 난타전 끝에 세계선수권대회 2회 연속 우승자인 호엘 곤살레스 보니야(스페인)에게 8-17로 져 최연소 그랜드슬램을 놓쳤다. 그는 “끝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며 “값진 경험을 바탕으로 좀더 멋진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런던/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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