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CEO’에 오른 에릭 슈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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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2006 지구촌 ⑧ ‘올해의 CEO’에 오른 에릭 슈미트
유튜브 인수 뒤 주가 한때 500달러 넘어“검색자 성향 파악해 맞춤형 서비스 계획” “구글이 지금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18일 에릭 슈미트(51) 구글 최고경영자를 ‘올해의 CEO’ 반열에 올려 놓은 경제 주간 <비지니스위크>가 던진 질문이다. 올 한 해 구글은 마치 세상의 모든 곳에 투자하고, 모든 것을 시도하려는 것처럼 펄펄 날았다. 한 달 8000만명 이상이 찾는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를 인수했고, 온라인커뮤니티서비스 마이스페이스와 온라인경매업체 ‘이베이’, 음악케이블채널 <엠티비>와도 손을 잡았다. 온라인에만 머물지 않았다. <뉴욕타임스> 등 유력 신문사 50개사와 제휴해 온라인으로 광고를 모집해 지면에 싣도록 했다. 라디오 광고업체인 ‘디마크 브로드캐스팅’까지 인수했다. 블로그와 뉴스디렉토리 기능 이외에 오피스소프트웨어인 스프레드시트까지 추가해 온라인 서비스 목록을 50개 이상으로 늘려 놓았다. 이런 ‘돈 퍼붓기’에도 구글 투자자들은 느긋하다. 주가가 이를 말해준다. 유튜브 인수 뒤인 지난달 구글 주가는 한때 500달러 고지를 돌파했다. 2004년 8월 기업 공개 뒤 6배가 오른 것이다. 실적도 최고다. 지난 3분기 26억9000만달러 매출로 전년 동기대비 70% 올랐다. 순익도 7억3340만달러로 92%나 치솟았다. 올 한 해 구글의 이런 확장 전략은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진화를 앞서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초점이 됐다. 유튜브 인수는 개방과 참여, 공유를 기반으로 하는 ‘웹 2.0’의 사상을 적극 받아들인 결과다. 아울러 온라인상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인 구글 스프레드시트 등은 웹에 기반한 프로그램이 앞으로 입지를 급격히 확대해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과 노벨의 경영을 책임졌던 슈미트는 5년 전 적자 상태의 ‘벤처 기업’ 구글의 CEO로 영입돼 지금 1500억 달러의 초대형기업으로 키웠다. 그가 이끄는 구글의 미래는 어떨까?
구글이 곧 내놓을 맞춤형 검색 서비스가 열쇳말 가운데 하나다. 슈미트는 “우리가 (검색자들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좀 더 정확한 검색과 정보 결과를 제공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검색자 성향을 파악해 그들이 원하는 검색 결과를 맞춤형으로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슈미트가 궁극적으로 구글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지목한 마이크로소프트도 구글이 △웹이용자들의 행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점과 △최대 100만명의 광고주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넘보기 어려운’ 최대 강점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전했다. 공동창업자인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회장이 슈미트와 91년부터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동의와 데이터에 기초한 신속한 의사 결정도 강점이다. <엠티비> 회장 마이클 울프는 “그들(구글)은 빠르게 움직인다. 우리는 그들과 더 많은 것을 하고 싶다”고 10월 언론에 밝혔다. 취임 5년 만에 적자 회사를 초일류 기업으로 키운 슈미트에게 가장 두려운 적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다. 그는 “선도 회사에서 파멸의 씨앗은 내부에 있다”고 말했다. 이 씨앗이 싹트는 것을 막기 위해 구글 임직원들은 30가지의 핵심 질문을 공유하고 있다. 검색의 차세대 돌파구는 무엇인가? 우리가 가진 많은 현금을 어떻게 쓸 것인가? 등등. 내년에 △모바일 기술과 △좀 더 많은 제휴에 돈을 쓰겠다는 슈미트의 전략 역시 이런 창의력 테스트의 결과이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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