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20 18:23
수정 : 2017.12.20 20:35
강원랜드 전 사장 등 15명 구속…염동열 다음주 소환
“청년실업 속 공정경쟁 원천 차단한 반칙과 특권”
우리은행·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은 계속 수사 중
인사·채용 비리에 연루된 공공기관 간부들과 청탁을 넣은 국회의원 보좌관 등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검찰청 반부패부(부장 김우현)는 지난 7월부터 감사원 및 금융감독원의 수사 의뢰와 자체 수집한 첩보에 따라 전국 각 검찰청에서 주요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를 집중 수사한 결과, 모두 15명을 구속기소하는 등 30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보면, 광범위한 청년 실업과 취업난 속에서 버젓이 청탁과 시험점수 조작이 오가는 등 공정한 경쟁이 원천적으로 부정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조사 결과, 최흥집(67) 전 강원랜드 사장은 2013년 4월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의 보좌관인 박아무개(46)씨로부터 의원실이 청탁받은 21명을 뽑아달라는 청탁을 받고 인사팀장에게 지시해 면접 점수를 조작하고 채용인원을 늘리면서까지 21명 전부를 추가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19일 최 전 사장과 박씨를 업무방해 및 강요 혐의로 구속기소하는 한편 염 의원을 다음주에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그러나 염 의원과 함께 강원랜드 채용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아온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서는 소환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권 의원의 경우 ‘지역구민을 많이 채용해달라’고 말한 것 이상으로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혐의는 드러나지 않았다”며 “수사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소환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2014년 대한석탄공사 채용비리를 주도한 이 회사 권혁수(68) 전 사장과 백창현(61) 현 사장(당시 기획본부장)도 19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권 전 사장 등은 청년인턴 채용 과정에서 여성 지원자의 점수를 고의로 낮게 매겨 여성 지원자 142명을 전원 탈락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과 한국서부발전 사장 선임 비리 의혹, 우리은행 신입 행원 채용 비리 의혹 등은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공공기관 인사·채용 비리는 출발선의 불평등을 빚어 국민적 불신과 갈등을 초래하는 구조적·고질적인 병폐”라며 “앞으로도 공공기관뿐 아니라 공공성이 강한 민간영역의 인사·채용 비리도 지속적으로 단속해 엄정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문제점이 제도 개선에 반영될 수 있도록 유관부처와도 긴밀히 협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여현호 선임기자
yeop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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