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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5.31 19:08 수정 : 2018.06.01 10:45

함영주 행장 6월1일 영장실질심사
은행, 직원들에 예시 제시하며
‘행장 불구속 탄원서 자필로 써라’
익명게시판엔 “80년대냐” 불만 글

함영주 케이이비(KEB)하나은행장. <한겨레> 자료 사진
하나금융 1·2인자인 지주회장과 은행장이 채용비리 혐의와 관련해 검찰 칼끝에 서면서, 현직 최고경영자(CEO) 신병처리가 미칠 후폭풍에 은행권이 긴장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지주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은 데 이어 함영주 케이이비(KEB)하나은행장은 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런 와중에 하나은행 내부에선 일선 직원들에게 함 행장에 대한 ‘불구속 탄원서’를 사실상 강요했다는 증언들이 나오면서 논란을 키웠다.

케이이비(KEB)하나은행 일선 영업점 직원들에게 전달된 함영주 하나은행장 불구속 탄원서 예시문.
31일 하나은행 관계자들은 함 행장에 대한 영장까지 청구되자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1~2차 채용비리 검사결과 발표를 했을 때 이런 혐의를 전면 부인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2013년 채용에 대한 금감원 검사에선, 추천자로 하나금융지주의 인사전략팀장 이름이 올라가고 옆에 ‘(회)’라고 함께 표기된 지원자가 합숙면접에서 태도불량으로 0점 처리를 받고도 합격한 사례가 나와 ‘지주회장’ 추천 특혜 의혹이 일었다. 함 행장은 당시 부행장급인 충청사업본부 대표 재직 시절에 지자체 시장 비서실장 자녀에 대한 추천인으로 직접 이름이 올라 있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검찰 수사 칼끝이 탈법적 채용정책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뿐 아니라 현직 최고경영자들의 직접 특혜추천 연루 여부를 소명했는지가 이들 거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 하나은행 게시판에 오른 내용 갈무리.
당장 함 행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통상적으론 이른바 ‘옥중 결재’를 받을 게 아니라면 직무대행을 지정해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직 은행장이 구속된 상태로 결재권을 행사한 사례는 지난해 성세환 비엔케이(BNK)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이 그랬는데, 제왕적 경영으로 리스크 관리가 안 된 이례적 사례”라며 “내부 규범상 행장 유고시 직무대행을 지정하는 게 통상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하나은행에선 함 행장에 대해 법원에 제출할 탄원서 예시가 일선 영업점까지 전달되면서 직장인 익명 게시판 어플인 ‘블라인드’ 등에서 비판적 여론이 들끓었다. 본부장 등을 통해 일선에 전달된 탄원서 예시는 도입, 본문1, 본문2, 맺음말 형식으로 자필로 쓸 것이며, 본문1엔 함 행장의 철학을 ‘섬김과 배려, 조직 우선, 사회공헌’으로, 맺음말엔 ‘불구속 감경 등 선처해주시면 사회에 더 크게 기여할 것’ 등을 쓰라고 예시가 제시됐다. 이에 한 직원은 블라인드 게시판에 “80년대에 살고 있는 기분”이라며 “대기업 총수들 한번씩 교도소 다녀왔어도 직원들한테 이런 거 시킨다는 얘기는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적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일부에서 그런 움직임이 자발적으로 있었는데, 논란이 커져서 탄원서를 안 내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해명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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