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내놓은 롤러블TV 놓고 설왕설래
삼성 “경제성이 문제…스크린이 가정 중심에 있어야”
LG “가격 내려갈 것…텔레비전에 뺏긴 공간 돌려줘”
LG전자가 CES2019에서 공개한 롤러블TV ‘LG시그니처 올레드 티브이 R’. 엘지전자 제공
엘지(LG)전자가 최근 공개한 롤러블 티브이(TV)에 대해 삼성전자가 “공감이 가진 않는다”고 평가했다. 엘지전자는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세계 최초로 화면을 말 수 있는 롤러블 텔레비전 ‘엘지 시그니처 올레드 티브이 아르(R)’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7일(현지시각) 미국 시이에스 현장에서 김현석 가전부문장(사장)과 한종희 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고 ‘롤러블 티브이의 시장 창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엘지가 이번 시이에스에서 회심의 카드로 준비하고, 실제 화제를 끌고 있는 롤러블 티브이에 대해 삼성전자 가전 부문의 핵심 경영진이 혹평을 한 것이다.
김현석 사장은 “경제성이 문제다. 시제품을 보여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 아직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엘지 롤러블 티브이는 아직 가격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신 고가 디스플레이인 ‘올레드’에 롤러블 기술이 더해져 판매가가 수천만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쓰임새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한종희 사장은 “스크린은 가정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스크린은 허브다. 아직까진 공감이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여러 가전제품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티브이의 특성상 굳이 돌돌 말아 숨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엘지전자는 롤러블 티브이를 통해 디스플레이 진화의 한계를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권봉석 엘지전자 가전사업본부장은 하루 뒤인 8일 시이에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롤러블 티브이를 봤겠지만) 디스플레이가 진화할 수 있는 한계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성 논란에 대해 “3년 전 75~80인치 엘시디(LCD) 패널이 얼마였고 지금 현재 똑같은 대형 패널 원가가 어떻게 개선 됐는지를 보면 된다”며 “유통 쪽과 적정 가격을 찾을 생각이다. 고객들이 제품에 얼마나 지불할 수 있느냐에 프라이싱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호준 엘지전자 가전연구소장은 “롤러블 티브이는 공간을 고객한테 돌려준다고 시작했다”며 “롤러블 티브이가 지금 티브이를 대체하게 될 것이냐는 고객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달려 있다. 일정 부분 대체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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