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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1.10 11:49 수정 : 2019.01.10 19:51

오른쪽부터 박정호 에스케이텔레콤 사장, 디네시 팔리월 하만 최고경영자, 크리스토퍼 리플리 싱클레어방송그룹 최고경영자가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북미 방송망 기반의 전장용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제공

CES 전시장 돌며 전문업체와 잇따라 MOU
하만·싱클레어와 새 차량용 플랫폼 개발
죽스·디에이테크놀로지와는 자율주행 기술
토르드라이브와 자율주행 로봇 택시 개발도
“장벽 없는 협력은 생존 위한 필수 요건”

오른쪽부터 박정호 에스케이텔레콤 사장, 디네시 팔리월 하만 최고경영자, 크리스토퍼 리플리 싱클레어방송그룹 최고경영자가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북미 방송망 기반의 전장용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제공
에스케이텔레콤(SKT)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CES 2019)를 무대로 삼아 모빌리티 쪽으로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박정호 에스케이텔레콤 사장이 직접 전시장을 둘러보며 기술·서비스 흐름을 살피고, 국내외 전문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세계 최대 자동차 전자장치 기업 하만 및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방송그룹과 ‘북미 방송망 기반의 전장용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세 업체는 미국 전역의 운전자가 차량 내에서 방송망을 통해 고품질 지상파 방송 시청과 고화질(HD) 지도 실시간 업데이트 등을 할 수 있는 차량용 플랫폼을 함께 개발한다. 미국에서 시범서비스를 선보인 뒤 상용화한다는 일정까지 짰다.

미국은 그동안 통신서비스 반경 한계, 이동 시 방송신호 수신 불가 등으로 차량 안에서는 미디어 서비스 이용이 어려웠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번 협력으로 그동안 자체 개발한 미디어 기술과 저지연 데이터 송·수신 기술 등으로 미국 자동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하만과 싱클레어의 높은 점유율을 토대로 2억7천만대로 추산되는 미국 전역의 차량을 공략하는 동시에 향후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커넥티드카 시장에도 진출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 업체는 공동 개발 차량 플랫폼을 오는 4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방송장비 전시회(NAB 2019)에서 공개할 선보인 뒤 시범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박정호 사장은 “미디어와 모빌리티 등은 새 이동통신(5G) 시대를 맞아 가장 먼저 혁신적으로 변화할 분야”라며 “이미 각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싱클레어와 하만과 함께 미국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이어 미국 실리콘밸리의 자율주행차 제조 및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업체인 죽스와 국내 2차전지 제조설비 생산업체인 디에이테크놀로지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세 회사는 교통약자의 이동을 지원하는 자율주행과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보안·관제, 자율주행 로봇 택시 같은 서비스를 준비할 계획이다.

죽스는 구글 웨이모와 지엠(GM) 크루즈 등과 함께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꼽힌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죽스에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에 일반인 승객을 태울 수 있는 허가를 내주기도 했다. 죽스는 지속적인 시험 운행을 통해 2020년까지 자율주행 로봇택시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디에이테크놀로지는 전기차에 필요한 2차전지의 제조 설비를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2000년 설립됐다.

아울러 에스케이텔레콤은 자율주행차 ‘스누버’ 등을 만든 스타트업 토르드라이브와 자율주행 셔틀 차량 및 로봇 택시 서비스를 함께 추진하기로 하는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두 업체는 서울 도심 혼잡지역 대상 자율주행 셔틀 차량 구축, 도서 산간 지역의 교통 약자를 위한 자율주행 로봇 택시 공급, 물류·배송 기업과 연계한 ‘라스트 마일(고객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마지막 구간)’ 자율주행 배송 등의 상용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새 이동통신 차량통신기술과 고화질 지도 업데이트, 차량 종합 관리 서비스 기술 고도화를 맡고, 토르드라이브는 자율주행 기술 및 소프트웨어 개발과 무인 자율주행 솔루션 고도화, 자율주행 차량 공급 및 개조 등을 담당하기로 했다.

토르드라이브는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서승우 교수와 제자들이 2015년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앞서 이들이 만든 자율주행차 스누버가 여의도를 비롯해 서울의 복잡한 도심을 3년간 6만km 이상 무사고로 주행하며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박정호 사장은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장벽 없는 협력은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라며 “앞으로도 기업의 국적과 규모를 막론하고 역량 있는 파트너와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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