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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1.14 14:57 수정 : 2019.01.14 21:05

8~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관람객들이 LG전자의 롤러블 TV를 보고 있다. 엘지전자 제공

LG전자, 세계 최초 롤러블 티브이 공개
거실에서 TV 없애고 새로운 공간 창출
각종 매체들 “미래 TV 기술 등장” 호평
삼성전자, 핵심가전 TV는 집안에 허브
꺼진 TV에 뉴스·명화 띄워 쓰임새 확대

두 회사의 올레드 주력 기종 차이 때문
엘지 대형 올레드, 삼성 중소형 올레드 중시

8~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관람객들이 LG전자의 롤러블 TV를 보고 있다. 엘지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가 엇갈린 미래 티브이(TV) 전략을 선택해 눈길을 끈다. 글로벌 티브이 시장 강자인 두 회사는 프리미엄 티브이 영역에서도 각각 큐엘이디(QLED)와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엘지전자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끝난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화면을 돌돌 말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롤러블 티브이 ‘엘지 시그니처 올레드 티브이 아르(R)’를 공개했다. 화면을 말아 감출 수 있다는 점에서, 티브이 폼팩터(구조화된 형태)를 새롭게 변화시킨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각종 매체 등에서 받은 상만 50여개가 넘는다. 엘지전자 남호준 가전연구소장은 “롤러블 티브이는 (거실 등) 공간을 고객한테 돌려준다는 의미로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거실 터줏대감인 티브이를 없앰으로써 티브이의 가치를 더 높인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핵심 가전으로서 티브이의 존재를 인정하고 쓰임새를 최대화하는 데 집중한다. 티브이가 꺼졌을 때 뉴스나 날씨, 사진, 음악 등을 보여주는 기능(매직 스크린)을 강화하고, 아예 멋진 그림을 화면에 계속 띄우는 티브이(더 프레임)를 내놓기도 했다. 최근에는 애플과 손잡고 스마트 티브이에 아이튠스를 집어넣었다. 삼성전자 한종희 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스크린은 가정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스크린은 허브다. 아직까진 (롤러블 티브이에) 공감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든 가전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스마트홈에서 티브이가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TV가 꺼졌을 때도 화면에 명화나 사진을 띄워 그림 액자처럼 보이게 만든 삼성전자 더 프레임. 삼성전자 제공
롤러블 티브이에 대한 이런 상반된 태도는 두 회사의 기술 차이 때문이기도 하다. 엘지전자가 세계 최초 롤러블 티브이를 내놓을 수 있는 것은 대형 올레드에 특화된 계열사 엘지디스플레이 덕분이다. 올레드는 백라이트(기판)가 없이 독립적으로 빛을 낼 수 있어 돌돌 마는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게 가능하다. 티브이용 대형 올레드 패널 생산 1위인 엘지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초 세계 최초로 돌돌 말 수 있는 대형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내놨고, 엘지전자는 이를 티브이로 발전시켰다. 반면 삼성전자는 티브이용 대형 올레드가 아닌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에 쓰이는 중·소형 올레드에 특화됐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큐엘이디는 올레드와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해 돌돌 말 수 없다.

롤러블 티브이가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초기 시장 반응은 엘지전자 편이다. 시이에스에서 최고 티브이상을 받았고, 국내외 다수 매체가 혁신적인 제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깔끔한 인테리어를 원하는 이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기도 하다. 반대 반응도 있다. 굳이 티브이를 접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한 40대 사용자는 “롤러블 티브이는 접어도 꽤 공간을 차지한다. 차라리 얇게 펴서 벽에 붙여 놓는 게 나을 거 같다”고 말했다.

롤러블 티브이가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수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격이다. 권봉석 엘지전자 가전사업본부장(사장)은 “3년 전 75~80인치 엘시디(LCD) 패널이 얼마였고 지금 현재 똑같은 대형 패널 원가가 어떻게 개선됐는지 보면 된다”며 가격 하락을 자신했지만, 제품 특성상 이른 시간에 웬만한 사람이 살 수 있는 가격대로 내려가긴 힘들다. 당분간 보급형이 아닌 초 프리미엄 제품으로 머물 가능성이 크다.

‘티브이 라이벌’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는 앞서 프리미엄 티브이에서도 큐엘이디와 올레드로 다른 길을 갔다. 서로 “내가 최고”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엘지전자의 올레드가 실속을 챙기며 시장 반응을 얻고 있고, 삼성전자의 큐엘이디는 진짜 퀀텀닷 기술이 아니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대형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두 회사의 행보가 점점 멀어지는 가운데, 이들의 최종 종착지가 어디일지 관심이 모인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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