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16 18:06
수정 : 2019.01.1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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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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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전장업체부터 물류·플랫폼회사까지
자율주행 활용 배달로봇·차량 선보여
앱이나 얼굴인식 통해 수취인 구분
온디멘드 배송부터 ‘이동편의점’도
고층 배달 어떻게 하느냐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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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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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기술이 현실화하면 어떤 서비스들이 가능해질까? 이미 미국에서 웨이모가 시범서비스 중인 ‘로봇택시’가 가장 먼저 거론된다. 그러나 안전문제 때문에 상용화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로봇택시보다 먼저 주목받는 것이 ‘무인배송’ 서비스다. 물건 운송이므로 안전문제가 상대적으로 작고, 좁은 길에서도 쉽게 이동하도록 차량을 작게 만들어도 되는 것도 큰 이점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받는 사람을 확인할 수 있게 만든 잠금장치가 있는 자율주행 차량을 단거리 배송에 활용하면 비용을 최소 40%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8~10일(현지시각) 열린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9)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무인배송차량·로봇들이 대거 등장했다. 업체도 다양했다. 포드 등 완성차업체, 콘티넨탈·덴소 등 자동차 전장업체, 물류회사, 음식배달 플랫폼 등이 무인배송차량·로봇을 전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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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물류회사 ‘진둥닷컴’의 무인배송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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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음식배달 플랫폼 ‘메이투안’의 배달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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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은 다양했지만 서비스는 유사했다. 차량·로봇에는 배송함이 있고, 배송함 잠금장치는 받는 사람이 얼굴 인식이나 앱 인증으로 열 수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중국업체들이었다. 중국은 한국만큼 전자상거래가 발달해 무인배송 수요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진둥닷컴(JD.COM)은 골프카트 모양의 무인배송차량을 전시했다. 최대 30개의 물건을 적재할 수 있고, 반경 5㎞ 안에서 자율배송이 가능하다. 배송경로에서 장애물을 피하고 신호등을 인식해 주행하며 물류창고로 돌아와서는 자동주차된다. 이 회사는 배송용 드론을 전시하기도 했다.
중국 최대 음식배달 플랫폼을 운영하는 메이투안도 음식배달용 무인배송차량을 시연했다.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무인배송차량이 실어가고, 앱을 통해 배송함을 열어 음식을 꺼내는 방식이다. 이 회사는 글로벌 전장업체 발레오 및 자율주행차량 칩 제조업체 에이엠디(AMD)와 무인배송차량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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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스타트업 ‘이노비아’의 음식배달로봇 ‘야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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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타트업 ‘로비’의 이동형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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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에 기반한 스타트업들은 이보다 작은 자율주행 로봇을 선보였다. 크기가 작을수록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스타트업 이노비아는 배송로봇 ‘야페’(YAPE)를 선보였다. 성인 무릎 높이 크기로, 큰 바퀴 하나를 통해 자전거도로나 인도 등에서 안정감 있게 주행할 수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스타트업 ‘로비’는 주문형 배송보다는 ‘움직이는 편의점’에 가까웠다. 어른 허벅지 정도 높이에 바퀴가 6개 달린 로비는 과자나 음료를 싣고 돌아다니다, 주문자가 있는 곳으로 이동해 배송함 문을 열고 음식을 꺼낸다. 이 회사는 지난 2년 동안 대학 캠퍼스에서 시범운영을 해왔는데, 조만간 펩시와 손잡고 경기장·공연장 등에서 정식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인배송차량·로봇이 반드시 넘어야 할 숙제는 고층 건물 배달이다. 콘티넨탈은 콘셉트 이미지로 배달용 ‘로봇개’를 선보이기도 했다. 로봇개에게 짐을 실어 계단을 오르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관절이 있는 로봇개가 돌아다닐 경우 진동 때문에 짬뽕 등은 국물이 흘러 넘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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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형 무인편의점 ‘로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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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이 없지는 않다. 사물인터넷에 기반한 배달로봇과 엘리베이터 간의 ‘통신’이다. 가이드·서빙·쇼핑(카트)로봇을 공개한 엘지(LG)전자는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장면을 영상으로 연출하기도 했으나 아직 현실화된 기술은 아니다. 배달로봇을 개발 중인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11일 현대엘리베이터 계열 정보기술업체인 현대무벡스와 협약을 맺고 로봇과 엘리베이터 사이의 통신 방법을 연구 중이다.
시이에스 현장에서 만난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로보틱스팀 이사는 “진둥닷컴과 메이투안 등 중국업체들이 다른 업체들에 비해 앞서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메이투안은 로봇을 직접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하고 있다. 서비스로봇 시장이 활발해져서 업종간 협업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글·사진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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