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3.05 09:30
수정 : 2018.03.05 18:59
고영삼의 디지털 사피엔스
Q. 요즘 무엇에도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일을 하다가도 어느 틈엔가 산만해진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모두 스마트폰 때문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집중업무시간 정하고 스마트폰 끄거나 3m 밖에 두세요
스마트폰은 생활에 활력을 가져다줍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진다고 하소연하는 이가 늘고 있습니다. 때없이 울리는 푸시음도 그렇고 자신도 모르게 스마트폰에 신경을 쏟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중하던 일을 방해받았을 경우 다시 회복하는 데 10배 넘는 시간이 소요된다는 심리학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새학기를 맞이하여 아이와 학습 계획을 세우던 중 전화가 와서 동창과 통화한 뒤,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고 단톡 방에 들어가 내용을 훑어보는데 주문에 걸린 듯 알맞은 응답을 하려고 이모티콘을 찾다가 올려둔 커피주전자가 뜨거워져 벨소리가 나는 것을 알고 주방에 뛰어갑니다. 커피를 타서 다시 돌아오니 20분은 훨씬 더 지나 있고 아이는 게임에 빠져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다시 상황을 수습하고 몰두하고자 하지만 모처럼 만든 아이와 대화 시간은 물 건너갔습니다.
현대인들은 직장에서도 유사한 상황에 있습니다. 회사마다 업무집중시간 제도를 만들어두고 있지만, 스마트폰은 집중하는 것을 끈질기게 방해합니다. 업무 효율성을 위해 디지털 기술을 도입했지만 오히려 방해꾼이 되었습니다. 업무시간의 30% 정도가 이렇게 소모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질문자님! 하루 일과에서 집중시간을 미리 정해 두면 어떨까요? 직업과 생활 패턴에 따라 시간대는 다를 수 있지만, 어쨌든 그 시간대에는 스마트폰을 포함하여 일체의 방해 요소가 끼어들지 않는 구조를 확고히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은 특정 시간에만 사용하면 어떨까요? 가장 집중이 잘되는 시간에는 전원을 아예 꺼 두든지, 가방 속에 넣어 두거나 최소한 신체에서 3미터 거리에 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문자 소통은 컨디션이 느슨해지는 시간에 하는 것이죠. 무엇보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최고의 몰입환경을 만들고 집중시간을 반드시 많이 확보해 보세요. 명상도 좋습니다. 반쯤 뜬 눈으로 코끝을 보며 깊게 호흡하는 습관을 권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몰입방법을 개발한 고수가 되는 것입니다.
사실 몰입력은 찬란한 인류문명을 만들어온 호모사피엔스의 보석과 같은 자질입니다. 창의력이나 상상력도 몰입력에서 나온 것이죠. 우리는 집중을 방해하는 문명 속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마치 청춘기에 사랑하던 사람에게 빠져든 그 몰입감을 다시 회복해 보세요.
고영삼 동명대학교 교수(정보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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