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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08 17:14 수정 : 2019.12.09 09:06

8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고 김용균 노동자 1주기 추도식에서 함께 일하던 서부발전 동료들이 분향하고 있다. 용균씨의 묘소 주변 시든 국화꽃들이 지나간 시간들을 보여주는 듯 하다. 백소아 기자

고 김용균 1주기 추도식 8일 경기 모란공원 묘역에서 엄수

8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고 김용균 노동자 1주기 추도식에서 함께 일하던 서부발전 동료들이 분향하고 있다. 용균씨의 묘소 주변 시든 국화꽃들이 지나간 시간들을 보여주는 듯 하다. 백소아 기자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 1주기를 이틀 앞둔 8일 그가 잠들어있는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1주기 추도식이 열렸습니다. 함께 일했던 동료들, 세월호 가족협의회, 또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1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함께했습니다. 이준석 한국발전기술지부 태안화력 지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여전히 바뀌지 않은 노동자들의 현실을 고백했습니다. 김용균씨를 죽음으로 이끈 어두웠던 발전소는 여전히 위험하지만 그의 동료들은 그 위험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것을 거부하지 못합니다. 그저 먼저 떠난 동료에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말을 건넵니다. 어머니 김미숙씨는 용균씨의 어렸을 적 이야기를 꺼내며 눈물을 터뜨렸지만 이내 일년동안 아무것도 바꾸지 않은 정권과 자본가들을 향해 용서하지 않겠다 말했습니다.

8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고 김용균 노동자 1주기 추도식’에 차려진 제사상 위에 갈비찜이 놓여 있다. 지난 6일은 김씨의 스물다섯살 생일이었다. 어머니 김미숙씨는 직접 장을 보고 제사 음식을 차렸다. 살아생전 용균씨가 좋아했던 갈비찜은 어머니가 이틀 동안 공들여 만들었다. “살아 있었을 때 우리 용균이에게 많이 먹였어야 했는데….” 어머니는 말끝을 흐렸다. 백소아 기자

그의 영정사진 앞에 차려진 제사상에는 갈비찜이 놓여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제사상에 올라가는 음식은 아닙니다. 용균씨가 가장 좋아하는 어머니의 음식이라 특별히 올렸다고 합니다. 추모주간을 맞아 눈코뜰새 없이 바쁜 어머니는 그래도 시간을 내어 직접 장을 보고,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집 ‘꿀잠’에서 활동가들과 함께 정성스럽게 제사음식을 준비했습니다. 추도식이 끝난 뒤 참가자들은 음식을 나누며 음복을 했습니다. 한 참가자가 어머니에게 다가가 “갈비찜이 맛있습니다”라고 말을 건넸습니다. “살아있었을 때 우리 용균이에게 많이 먹였어야 했는데...”라며 어머님은 말끝을 흐렸습니다.

8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고 김용균 노동자 1주기 추도식에서 어머니 김미숙씨가 발언을 하던 중 눈물 흘리고 있다. 백소아 기자
8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고 김용균 노동자 1주기 추도식에서 세월호참사 희생자 임경빈군 어머니 전인숙씨(왼쪽)와 오영석군 어머니 권미화씨(오른쪽)가 어머니 김미숙씨(가운데)를 꼭 안아주며 위로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8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아들의 1주기 추도식을 마친 뒤 이소선 열사의 묘소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기일인 10일에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용균씨를 추모하는 조형물을 세우고 추도식을 진행하기로 발전소와 협의했지만, 비용 문제로 합의가 깨져 조형물 없이 추도식만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가 떠나고 1년동안 그리 많은 것이 바뀌지 않은 듯합니다. 하지만 그가 우리에게 남기고 간 ‘위험의 외주화’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남양주/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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