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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20 19:39 수정 : 2006.03.20 21:34

<한겨레> 선진대안포럼 1부 대안을 향한 성찰 ⑥ 노동, 개혁대상이 된 진보의 주체

민주노총 정책실장, 정파갈등 비판

노동계 내부의 정파 구조가 노동운동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노동운동가들이 스스로 맹비판했다. 지난 3일 한겨레신문사 회의실에서 열린 <한겨레> 선진대안포럼에서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정파 대결이 내부의 권력투쟁으로 변질됐다”며 “내적 통합과 민주주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민주노조 진영은 더이상 떨어질 수 없는 나락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운동, 개혁대상이 된 진보의 주체’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노동운동의 정파 질서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공식 토론회에서 노동계 핵심관계자 스스로 정파 구조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 실장은 “대의원대회 폭력 사태 등 정파주의의 폐해가 극심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대안과 전망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합의는 사라지고, 검증할 수 없는 이데올로기 전쟁과 비슷한 방식으로 정파간 노선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자성했다. 또 “대의원 대회가 폭력으로 얼룩지는 사태에 대해 아무 것도 명쾌하게 정리하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문제”라며 “이런 점에서 보면 민주노총은 최소한의 자기 정화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의 김윤철 연구기획실장도 “9석밖에 안되는 의석 수에도 불구하고 민주노동당 역시 제도권 진입 이후 생긴 몫을 하나라도 더 챙기려고 정파 경쟁을 전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동운동의 정파 갈등이 민주노총은 물론 민주노동당까지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정파 갈등은 심성이나 품성이 나빠서 생긴 문제가 아니다”며 “정파 조직에 착해지라고 할 게 아니라, 정파간의 사소한 차이나 감정대립이 발생할 틈을 주지 않도록, 분명한 목적과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위한 실천에 집중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는 “다른 나라의 노조나 진보정당을 보면 엄격한 절차와 규칙이 있고 이를 어기면 단호한 제재가 가해진다”며 “우리 내부엔 그런 게 없다. 절차위반에 대해 도덕적 부담을 느끼지 않고 때로는 위반이 미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조 교수는 “정파간 갈등은 노동운동이 파벌투쟁과 폭력·부패로 형상화하도록 했고, 이 때문에 노동자들이 더이상 노동운동을 존경하거나 친근하게 여기지 않는다”며 “노동운동의 위기 극복에 가장 큰 걸림돌이 정파 분열 구도인 만큼, 민주노조운동 내부의 대타협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회 대타협보다 노동운동 내부의 타협이 더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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