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08 14:52
수정 : 2018.08.0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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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장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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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BAR_서영지의 오분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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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8·25 전국대의원대회가 17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특히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의원들조차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한 사람이 많아 마지막까지 판세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마음을 정하지 못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듯합니다. 송영길·김진표·이해찬(기호순) 후보는 장점만큼 단점도 뚜렷합니다. 최근 최고위원 후보들이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당대표 후보들의 단점을 꼽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송 후보는 ‘뻣뻣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김 후보는 관료 출신의 ‘보수적’ 이미지, 이 후보는 ‘불통’의 지적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대표 후보들은 ‘이미지 쇄신’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송영길 후보 캠프의 모토는 ‘겸손’ ‘친화력’
먼저 송 후보 캠프 쪽은 이번 선거에서 ‘겸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82㎝의 거구인 송영길 후보는 그동안 ‘거만해 보인다’는 비판을 자주 들었고, 그의 발언이 당대표보다는 사실상 대선주자에 가깝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의 보좌진들은 “마음은 유연하고 부드러운 후보”라고 말합니다. 다만 “덩치가 크고 무뚝뚝한 이미지가 있으니 더 겸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인사할 때는 고개를 더 많이 숙이고 웃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허리를 90도로 숙이는 ‘폴더 인사’입니다. 송 후보는 사람들을 만날 때 두 손으로 무릎 뒤를 살짝 잡고, 허리를 최대한 숙이며 인사합니다. 대의원대회에서 지지자를 만날 때도, 경쟁후보인 이해찬 후보를 만날 때도 예외는 아닙니다.
또 무뚝뚝한 이미지를 벗고 친화력을 강조하기 위해 에스앤에스(SNS)도 열심입니다. 인스타그램에 양복차림으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옥수수를 먹어치우고 시간이 부족해 라면과 김밥으로 식사를 때우는 사진도 올렸습니다. 또 귀여운 무늬의 잠옷차림으로 “우리 집은 에어컨 없이 선풍기 하나로 이 여름을 버티고 있다”며 반려견과 찍은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젊은 후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제주를 시작으로 호남(4일), 충남(5일)에서 송 후보의 연설문 중 빠지지 않은 내용은 “이 후보는 53살에 국무총리 역임하고, 김 후보는 57살 때 경제부총리를 역임했다. 저 송영길 56살이다. 학생운동·노동운동하며, 민주당 가치를 지켜왔다. 4선 국회의원으로 입법경험을 가졌다. 인천광역시장으로 부도위기의 인천을 살린 종합행정 경험을 가졌다. 이제 당 대표 할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였습니다.
김진표 후보는 경제·개혁 이어 ‘친근진표’
관료 출신으로 딱딱한 이미지가 있는 김 후보는 요즘 ‘친근진표’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캠프 쪽은 최근 트위터에 ‘김진표의원실입니다. 비컷전문(@jinpyo2018)’이라는 계정을 운영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김 후보가 하품을 참는 모습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고난도 이겨 낼 수 있습니다! #인내왕 김진표’라는 글을 올리며 친근함을 연출하는 방식입니다.
또 후보 중에 나이가 많은 김 후보를 먼저 ‘할배’라고 부르는 인스타그램 계정(@jxxpyo_halbae)을 운영하며, 배우 원빈의 커피광고를 따라하는 동영상 등 ‘망가지는’ 모습도 올립니다. 캠프 관계자는 “김 후보는 권위적인 면이 없는데 그런 점을 최대한 알려주고 싶었다”며 “이런 동영상을 찍으면 보통 어르신들 같은 경우엔 ‘이걸 찍어서 어디서 쓰려고 하느냐’고 묻는데 그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내가 어떻게 하면 돼?’라고 말한다. 김진표의 재발견이라고 설명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경제대표’를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있는 김 후보는 ‘개혁진표’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경제관료 출신으로서 보수적 색채를 갖고 있다는 비판을 고려한 것입니다. 지난 5일 충남도당 대의원회의에서는 ‘개혁‘과 ‘혁신‘에 앞장서온 사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후보는 “지난 30년간 경제개혁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금융실명제, 부동산 실명제를 성공시켰고, 개혁 의지를 높게 산 김대중 대통령이 재벌, 금융개혁의 실무책임을 맡겼다. 노무현 대통령 경제부총리 시절에는 주5일 근무제를 안착시켰다”며 “이런 역동적인 모습을 잘 아는 관료들은 지금도 저를 ‘개혁진표’라고 부른다”고 밝혔습니다.
이해찬 후보는 ‘SNS 무한도전’
7선의 이 후보의 경우 의원들 전화도 수행비서가 받는 등 통화가 잘 안 되고, 소통이 어렵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왔습니다. 또 공식행사 뒤 따라붙으며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길에선 인터뷰 안한다”며 거절하는 얘기는 유명합니다. 하지만 당대표 출마선언 뒤 캠프의 에스앤에스(SNS)팀은 이 후보에게 에스앤에스 사용법을 알려주고, 젊은 당원들의 여론을 들려주기 위해 ‘띠 동갑내기 과외하기’라는 기획을 구상했습니다. 이 후보 의원실의 7년차 보좌진인 박예슬 비서가 직접 이 후보를 위해 과외에 나선 것입니다. 캠프 쪽 관계자는 “첫 촬영은 이 후보가 김해 봉하마을 가는 차 안에서 이뤄졌으며, 커뮤니티에서 ‘이 후보가 ’반문질(대통령을 반대하는 행동) 한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센 질문도 준비했다”며 “박 비서가 7년차인데 아직도 막내인 이유는 의원실에 30년차 보좌관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 후보는 경륜 있는 후보답게 이번 당대표 출마 외에 다른 미련이 없다는 뜻을 거듭 밝혔습니다. 이 후보는 “더 이상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30년 정치인생의 마지막 소임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김대중 대통령께 정치를 배웠고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책임총리의 중책을 맡았다. 정치인생의 마지막 소임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고락을 함께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리더십 있는 관리형 지도자를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대표 ‘당선 이후’입니다. 누가 당대표가 되든 당선 뒤에도 국민들과 ‘소통’하고 친근하며 겸손했으면 좋겠습니다. 초심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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