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9.10 15:18
수정 : 2018.09.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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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시장에서 열린 ‘최저임금 제도개혁 범국인 서명운동 선포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같은 시각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 3당 원내대표 회동이 예정돼 있었지만, 김 원내대표는 이 선포식 참여를 이유로 20분 지각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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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BAR_서영지의 오분대기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 그 시각
영등포시장서 최저임금 개정 ‘서명운동’
구입한 햇고구마, 문희상 의장에게 선물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국회의장 오찬 늦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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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시장에서 열린 ‘최저임금 제도개혁 범국인 서명운동 선포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같은 시각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 3당 원내대표 회동이 예정돼 있었지만, 김 원내대표는 이 선포식 참여를 이유로 20분 지각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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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11시 국회본청 국회의장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주재로 원내 교섭단체 3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 회동이 ‘예정’됐던 만큼 이를 취재하려는 30~40명의 기자들과 카메라들로 북적였다. 정해진 시각에 맞춰 홍영표 원내대표와 서영교 수석부대표, 강병원 대변인 등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김관영 원내대표, 유의동 수석부대표, 김수민 대변인 등 바른미래당 원내지도부가 잇따라 도착했다.
그러나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록 정작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미리 도착해있는 윤재옥 자유한국당 수석부대표에게 다가가 귀엣말로 “왜 대표가 오지 않느냐”고 물었다. 윤 수석부대표는 “11시에 회의가 잠깐 있어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 시각 김 원내대표는 회의실이 아닌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전통시장에 있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생존권 확보를 위한 최저임금 제도개혁 범국민 서명운동 선포식’에 참석했던 것이다. 윤 수석부대표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예정된 시각보다 20~25분은 늦을 거 같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의장실에 협조요청을 했는데 의장도 (시간이) 안돼서 시간을 명확히 조정 못했다”고 해명했다.
뼈있는 농담이 오고 갔다. 서영교 민주당 수석부대표가 “늦었으니 4·27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처리하자고 합시다. 한두 개는 주고받아야지”라고 말하자 윤 수석부대표는 “패널티를 너무 과하게 부과한다”고 맞받았다. 서 수석부대표는 “서로 좋은 거니까…”라며 웃으며 “남북경협 예산 관련해서 보통 90%는 민간이 담당하고, 10% 정도가 정부 예산이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 그러자 유의동 바른미래당 수석부대표는 “경제 제재가 있는데 민간 투자가 가능하냐”며 “(비핵화되면) 그 시점에서 (논의)하면 되는 것이지 지금 시기에 비준동의안은 적절치 않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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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영등포시장에서 소상공인과 만나 ‘최저임금 제도개혁 범국인 서명‘을 요청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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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당이 ‘장외 설전‘을 벌이는 동안 김 원내대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11시19분께 문희상 의장과 각 당 원내지도부와 함께 의장실로 들어오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문 의장은 자리에 앉아 분위기를 풀어보려는 듯 “오늘 마침 우리 제1야당 대표께서 뭐 죄진 게 있는지 고구마를 잔뜩 사왔다. 오늘 첫 발언권을 드릴 테니 한 말씀 간단히 하고, 본 얘기는 들어가서 하자”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먼저 죄송하다. 11시부터 소상공인 대국민 선언이 시작되는 날이라 영등포재래시장에서 오늘 행사가 (있었다.) 30분 봐달라고 했지만, (다들) 바쁘신 일 있으실 테니까 먼저 시작하라고 했는데 기다리고 있었다”며 “의장에게 잘 보이려고 시장에서 뜨끈뜨끈한 햇고구마 사서 와서 드렸다”고 말했다. 이날 비공개 회동은 45분가량 진행됐다. 홍 원내대표는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가 오는 11일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국회로 보내오면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3차 정상회담이 끝난 뒤 결과를 보면서 더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며 “3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고, 이 문제로 어려운 상황에서 정쟁화 하지 말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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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10일 낮 비공개 회동을 마치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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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공식 석상에서 ‘지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 5당 대표(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오찬 때도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각했다. 당시 오찬은 낮 12시에 시작하기로 돼 있었지만, 김 위원장이 20분가량 늦는 바람에 4당 대표들은 그 시간 동안 꼼짝없이 앉아 기다려야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농담처럼 “오늘 밥은 자유한국당에서 사셔야겠다”고 말했고, 문희상 의장은 “시장이 반찬이라고. 맛있으라고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닌가”라고 답했다. 이날 오찬은 김 위원장의 첫 ‘공식일정‘이였으며, 김 위원장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모인 점심 자리에 들렀다가 오느라 국회의장 주재 오찬에 늦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기자들 많이 와계신데 늦게 와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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