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3.02.18 10:19 수정 : 2018.09.04 17:57

14일 서울시 성북구청 다목적홀에서 김영훈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이 ‘뇌를 알면 아이의 가능성이 보인다’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성북구청 제공

한겨레-성북구청 부모특강 ‘뇌를 알면 아이의 가능성이 보인다’
동기 부여해야 스티브 잡스·빌 게이츠 같은 인물로 성장할 수 있어
두뇌에 영양 부족하면 의욕 떨어져…단백질·탄수화물 잘 섭취해야

‘내 아이만은 똑똑하게 키우고 싶다’는 부모들의 욕망이 수많은 아이들을 자살과 왕따, 학교폭력으로 몰아넣고 있다. 한겨레신문사와 서울 성북구청은 사교육 광풍으로 불안해하는 부모들과 함께 또다른 희망을 찾아보고자 부모특강을 기획하게 됐다. 부모특강은 1~5월 셋째 주 목요일 오전 10시에 진행하며, 아이의 내면에 숨겨진 힘, 스스로를 믿고 포기하지 않는 힘, 타인과 조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인 정서지능에 대해 알아본다. 14일 서울시 성북구청 다목적홀에서 ‘한겨레-성북구청 부모특강’ 두번째 강연이 450명의 청중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강연자는 김영훈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으로, ‘뇌를 알면 아이의 가능성이 보인다’는 주제였다. 강연의 핵심 내용을 독자들을 위해 정리했다.

“한 엄마가 아이 문제로 병원에 왔습니다. 아이가 집에 오면 하루종일 가만히 있다는 거예요. 놀지도 않고 게임도 안 하고, 친구를 만나러도 안 가고, 공부도 안 하니, 부모는 답답했겠지요. 아이는 심지어 잠도 자다 말다 하고 학교도 휴학했습니다. 그런데 그 엄마는 병원에 와서 무슨 걱정을 했을까요? 성적을 걱정하더군요. 이 아이의 문제는 무엇인가요? 의욕이 없다는 겁니다. 미래를 꿈꾸고 공부를 하고 기술을 익혀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같은 성공한 사람이 되려면 반드시 필요한 단계가 있습니다. 바로 의욕입니다. 그런데 엄마들은 의욕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성적만 걱정합니다.”

김영훈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이 말하는 요즘 부모들의 현실이다. 그는 아이가 자신의 잠재력을 맘껏 펼치려면 무엇보다 의욕이 있어야 하는데, 많은 부모들은 동기부여를 너무 무시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상당수 부모들은 아이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고, 아이의 동기부여 측면을 무시한 채 성적이나 결과만을 중시한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의욕을 많이 잃어가고 있다. 따라서 그는 “좋은 부모가 되려면 아이에게 적절하게 동기부여를 해주고, 아이의 꿈을 이루기 위한 핵심 행동을 파악해 습관이 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의욕 있는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 원장은 “의욕은 정서지능에 속하는데, 부모들이 뇌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아이들의 뇌 기능을 잘 보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뇌는 대뇌겉질, 변연계, 뇌줄기라는 3층으로 구성됐다. 3층으로 구성된 뇌는 1층이 안정돼야 2층이 기능하고, 2층이 안정돼야 3층이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장 밑층에 해당되고 생리적 욕구를 담당하는 뇌줄기의 기능이 안정화되고, 정서를 담당하는 2층 변연계의 기능이 잘 이뤄져야, 이성과 판단력 등을 담당하는 3층 대뇌겉질의 기능이 활성화된다.

김 원장은 “의외로 영양 부족으로 의욕을 못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뇌줄기의 의욕이 안정화되려면 단백질과 복합 탄수화물을 잘 섭취하되, 단 음식을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뇌는 포도당만을 먹고 사는데,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뇌에 공급되는 혈당이 일정하게 유지가 안 돼 집중력도 저하되고 의욕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의욕 있는 아이로 키우려면 둘째로 뇌의 변연계 기능이 안정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변연계는 뇌에서 정서를 담당하는 영역으로, 대표적인 부분은 편도체와 해마다. 편도체에서는 지진 때와 같은 공포심을 느끼고, 부정적 정서를 잘 기억하고, 적군과 아군을 구분하는 구실을 한다. 편도체를 관리하려면 부정적 정서를 가급적 빨리 없애야 한다. 분노나 슬픔 등 부정적 정서가 나타났을 때 아이가 어떻게 대처할지 부모들이 방법을 가르쳐주자. 아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게 해도 좋고, 심호흡하고 명상을 하는 법을 알려줘도 좋다. 눈동자를 좌우로 움직이기만 해도 부정적 정서가 감소하기도 한다. 스킨십을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 해마는 긍정적 정서와 관련이 깊으며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넘기고, 정보를 체계화하고 조직하는 역할을 한다. 해마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수면 부족이 오면 기능이 떨어지고 쪼그라든다. 따라서 아이가 과도한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도록 하고, 잠을 충분히 자게 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의 학습능력도 향상되고, 긍정심도 늘어나 의욕이 생긴다.

이외에도 김 원장은 뇌의 전기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을 잘 이해해서 이런 물질들이 원활하게 활성화되도록 도우면 의욕적인 아이로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도록 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하고, 도전할 만한 과제를 주면 도파민이 활성화된다. 도파민이 활성화되면 의욕이 높아지고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많은 부모들은 아이에게 단순히 교수나 의사가 되라는 둥 성적이 왜 오르지 않냐는 식으로 얘기합니다. 그러나 이런 얘기들은 아이의 의욕을 꺾습니다. 그렇게 하는 순간 부모는 아이에게 적군으로 인식되고, 갈수록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멀어집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올바른 식생활, 충분한 수면, 정서적인 안정을 제공해주면 아이가 의욕을 느낄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가 만들어집니다. ”

김 원장은 뇌의 다양한 기능과 뇌를 발달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설명하면서, 현명한 부모라면 동기부여와 습관의 힘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을 들은 정은영(45)씨는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한번도 동기부여라는 측면을 고려하면서 양육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까지의 시행착오를 고치고 강연을 들은 것을 바탕으로 아이와의 관계도 개선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 좀더 자세한 내용은 <한겨레> 육아 사이트 ‘베이비트리’(babytree.hani.co.kr) 참조.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양선아 기자의 베이비트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