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10 22:11
수정 : 2018.10.10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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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개신교 단체인 에스더기도운동에서 활동가로 일했던 청년이 자신이 퍼나르던 가짜뉴스를 허공에 던지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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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국제교류협력기구로 활동
송영길 의원 “동성애 반대 등 사업”
외교부 “취지 안맞아” 대응 검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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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개신교 단체인 에스더기도운동에서 활동가로 일했던 청년이 자신이 퍼나르던 가짜뉴스를 허공에 던지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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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의 진원지로 지목된 ‘에스더기도운동’이 외교부 소관 비영리법인인 국제교류협력기구와 같은 단체인 것으로 10일 드러났다. 외교부는 문제가 불거지자, 국제교류협력기구의 활동이 애초 비영리법인 등록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정하고 대응조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에스더기도운동의 홈페이지를 보면 11개 (후원)계좌가 모두 국제교류협력기구의 계좌이고, 주소·전화번호 역시 국제교류협력기구와 동일하다”며 두 단체가 같은 단체라고 지적했다. 또 과거 언론보도를 인용하며 “2009년부터 에스더기도운동이 국제교류협력기구를 흡수했다”고 밝혔다.
민간외교단체커뮤니티 홈페이지에 등록된 국제교류협력기구의 목적은 “저개발국과의 교류 협력을 통한 균형있는 지역발전 도모”이고, 주요 사업은 △저개발국 국민 대상 장학사업 △자립교육 및 지도자 양성 △구호식량 지원 및 민간 문화예술교류 등이다.
하지만 송 의원이 외교부를 통해 확보한 국제교류협력기구의 2012~2017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첫해인 2012년에는 ‘4.11 국회의원총선거를 위한 특별기도회’, ‘대선특별철야기도회’,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참여하는 ‘북한자유주간 촛불기도회’ 등이 보고돼 있었다. 또 ‘서울시민인권헌장 동성애 조항 반대 국민대회(2014년)’ 등 ‘동성애 법제화 반대’가 주요 사업계획에 포함됐다. 특히 “인터넷 가운데 반국가적이고 반사회적인 글을 막아서고 올바른 역사관과 진실이 유통되도록 온라인상에 건전한 글을 올리고 확산시키는 활동”을 내세운 ‘인터넷 사역’을 주요 사업으로 보고했다.
게다가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시스템에 등록된 2015~2016년 국제교류협력기구의 지출내역도 석연치 않았다. ‘냉동냉장수협협동조합’이라는 단체에 매년 1억원이 넘는 돈을 지출하고, 단기금융상품에 1억원 이상의 돈이 있음에도 이자비용을 매년 1억원 이상 지출해왔다. 송 의원은 “자산 중 38억원대의 토지가 있고, 장기차입금이 34억원이 있는 것도 공익법인의 일반적 회계 행태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외교부 관계자는 “(국제교류협력기구가) 매해 보고는 했지만 실제 개발협력 사업을 했다고 보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주로 활동 내역은 선교단체 비슷한 활동 내용이 많았고, 북한 인권 관련된 부분도 있었다”고 했다. 이 단체가 등록취지와 맞지 않는 활동을 해왔는데도 설립 취소가 되지 않은 것은 외교부 자체 평가 절차가 엄격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쪽은 현재 해당 단체에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활동을 하도록 하거나 정관을 바꾸도록 하는 조처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단체가 외교부 소관 법인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외교부 쪽 용역을 하거나 지원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서영지 김지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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