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법안 처리 앞둔 검찰 ‘수사 정치’ 논란 증폭 “총선 앞 각종 의혹 수사 이어지느냐도 눈여겨볼 대목”
한겨레tv 영상 갈무리
윤석열 검찰의 ‘편파 수사’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김기현 측근 경찰수사 관련 의혹 수사 등 청와대와 경찰을 향해선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반면, 자유한국당 관련 수사에선 적극적인 모습을 찾기 어렵습니다. ‘황교안 수사방해 의혹’, ‘나경원 딸 입시비리 의혹’, ‘패스트트랙 수사’ 등 제기되는 사건마다 주춤거리는 모양새입니다.
두 얼굴의 윤석열 검찰, 왜 청와대와 자유한국당에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요. 법조와 정치 분야를 오래 취재해왔고 관련 칼럼을 쓰고 있는 김이택 <한겨레> 논설위원과 함께 그 이유를 분석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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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7월8일 열린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정치적 중립”과 “공평한 수사”, “사회적 약자를 힘들게 하는 반칙에 대한 엄정한 대응” 등을 약속했습니다. “특히 정치적 사건과 선거 사건에 있어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검찰은 자유한국당 관련 수사에선 이런 약속과 다짐이 무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먼저 검찰은 최근 세월호특별수사단을 설치하고 2014년 세월호 참사 전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이 해경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방해한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당시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참사 정권 책임론을 덮기 위해 황 장관이 직접 검찰 수사를 찍어 눌렀다는 사실이 여러 검사들의 폭로와 <한겨레> 보도 등으로 알려진 바 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기껏 특별수사단까지 새로 꾸리고도 정권 책임론의 한 축을 이루는 이 사안에 대해서는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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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총리후보자가 28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과천/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검찰의 이런 태도는 최근 검찰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수사와는 확연한 온도 차를 느끼게 합니다. 물론 검찰이 현직 공직자의 비위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는 것 자체는 비판받을 일이 아닐 겁니다. 그러나 ‘감찰 무마’ 의혹보다 더 심각한 전 정부 법무부 장관의 ‘수사 방해’ 의혹에 대해서는 기왕에 특별수사단까지 만들어놓고도 유야무야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검찰 출신 봐주기 아니냐’라는 소리가 나오는 겁니다. “세월호 수사 방해는 정부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또 선거를 의식해서 수사를 방해한 사건인데다, 영장 혐의를 빼라는 부당한 지시가 실행됨에 따라 영장이 기각되기까지 했습니다. 훨씬 더 심각한 직권남용이라고 봐야 합니다.” 영상에선 두 사안을 한층 구체적으로 비교해보며 윤석열 검찰의 이중적 태도를 짚어봅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당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겨레신문이 제기한 자신의 딸 kt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 반박하기에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검찰의 두 얼굴은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딸 입시비리 의혹 등에 대한 수사 태도에서도 여지 없이 드러납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표창장 위조 의혹 등을 탈탈 털던 검찰의 결기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나경원 딸 입시비리’ 의혹 내용을 정리하는 한편, 검찰의 수사 상황도 점검해봤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 60명이 고소·고발된 ‘패스트트랙 수사’를 놓고도 검찰 ‘편파 수사’ 논란이 불붙고 있습니다. 윤석열 총장은 지난 10월 국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나와 “법과 원칙대로 수사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근 청와대와 경찰을 대상으로 한 각종 의혹 수사에서 보이는 검찰의 과단성은 패스트트랙 수사에선 발휘되지 않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에는 무른 검찰 칼날은 청와대를 향해선 시퍼렇게 날이 서 있습니다. ‘유재수 수사’, ‘김기현 측근 경찰수사 관련 의혹’ 수사에 이어, 최근에 서울동부지검이 옛 기무사인 안보지원사에 청와대 행정관 인사자료 분실사건을 수사한다면서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합니다. 자료를 보내지 않으면 압수수색 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합니다. 이 역시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인 셈입니다.
몰아치다시피 청와대를 집중 조준하는 반면, 자유한국당 수사에는 미적대는 윤석열 검찰의 두 얼굴은 무엇 때문일까요. 결국 검찰개혁 입법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검찰 조직의 팔다리를 자르겠다는 게 검찰개혁 입법 내용인데, 가만 있진 않겠다고 검사들이 들고 일어난 게 아닌가, 검사들이 적극적으로 청와대 겨냥해서 집중적으로 표적수사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의혹이 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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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자유한국당은 태극기부대와 합세해 강력한 검찰개혁 입법 저지투쟁을 펴고 있는데, 검찰이 굳이 (관련 사건을) 적극적으로 수사해 파헤칠 이유가 전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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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검찰 의도 분석과 관련해 앞으로 눈여겨 볼 또 하나의 대목이 있습니다. 청와대를 겨냥한 검찰의 각종 의혹 수사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이른바 ‘조국 정국’ 때 검찰이 수사를 통해 정치 일정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는데요. 총선이라는 주요 정치 일정을 앞둔 상황에서 검찰의 이른바 ‘수사 정치’ 개입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019년 11월11일 낮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참모들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수사에 대해 ‘정권의 성공을 바라는 충심과 충정에서 하는 수사다’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한 김 논설위원의 해석과 윤 총장에 보내는 고언도 담았습니다.
자세한 내용, 지금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기획·진행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출연 김이택 논설위원 rikim@hani.co.kr
연출·촬영 조소영 피디 azu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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