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03 10:46
수정 : 2019.09.03 11:02
|
온라인 커플 매칭 사이트인 매치닷컴,
|
[구본권의 사람과디지털]
“온라인 커플이 더 오래 지속되고 소통원활”
심리학자 드렉슬러, 일련의 연구결과 소개
오프라인 관계에서 못보는 요소 발견 돕는 특징
데이트앱 출시와 인종간 결혼 증가세 일치
온라인에서 만남을 시작한 연인들이 더 오래 관계를 유지하고 이혼율도 낮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한 자료가 나왔다. 관계와 가족을 연구해온 뉴욕의 심리학자인 페기 드렉슬러는 지난달 29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를 통해, 온라인을 통한 연인 관계가 오프라인보다 오래 지속되고 소통도 원활하다는 최근 일련의 연구성과를 소개하며 온라인 관계의 특징을 설명했다.
2016년 미국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절반이 온라인 데이트앱을 통해 배우자나 연인을 만났거나 그러한 사람들을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시카고대 연구진은 2005년부터 2012년 사이에 이뤄진 미국인의 결혼 가운데 3분의 1이상이 온라인에서 시작됐으며, 이러한 온라인 커플의 관계가 더 오래 지속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1만9000명 이상이 참여한 연구로 2013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발표됐다. 이 연구에서는 온라인에서 배우자를 만난 커플들이 헤어지는 비율이 오프라인에서 만난 커플들보다 25%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온라인 데이트앱이 오프라인에 비해 훨씬 많은 잠재적 배우자 후보군을 제안해 더 많은 가능성과 선택권을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온라인 커플 매칭 사이트인 주스크.
|
코넬대 연구진은 2011년 <커뮤니케이션 연구>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더 많은 익명의 온라인 소통이 오프라인 소통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더 강한 애정을 만들어낸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이 대학 연구진은 85명 이성 참가자를 세 그룹으로 할당해 각 관계의 품질을 조사했다. 1그룹은 오프라인 소통이, 2그룹은 웹캠을 사용하는 온라인 소통이, 3그룹엔 문자만 허용되는 온라인 소통 관계였다. 연구결과 문자만 허용된 온라인 관계가 다른 두 그룹보다 훨씬 많은 애정표현을 하고 친밀한 정보를 편안하게 교환한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2017년 영국 에섹스대학과 오스트리안 빈대학 연구진이 공동연구해 사회과학저널인 SSRN에 게재한 논문은, 온라인에서 시작된 결혼관계가 오프라인에서 출발한 관계에 비해 1년 안 이혼가능성이 낮다는 조사결과를 담고 있다. 연구진은 온라인 만남은 오프라인에서는 만나기 어렵던 수많은 잠재적 파트너와 관계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최근 다른 인종끼리의 결혼 증가는 온라인 데이트앱(Match,com, Tinder, okCupid 등) 출시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온라인 데이트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상반된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데이트는 이성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후보자를 제시하고 더 나은 잠재적 상대를 찾도록 부추겨, 오프라인의 면대면 관계에 비해 진지한 관계 형성을 훼방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
온라인 커플 매칭 사이트인 틴더.
|
심리학자 페기 드렉슬러는 온라인 데이트 앱을 통해 결혼에 이르게 된 여러 명을 인터뷰해 이들이 경험한 온라인 데이트의 특징을 소개했다.
이혼 뒤 새 배우자를 온라인에서 만나 결혼에 이른 시카고의 한 40대 여성은 “온라인 데이트가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솔직해지도록 만드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에서 첫 만남이나 두 번째 만남에서 물어보기 힘든 질문들, 예를 들면 “과거 배우자와는 왜 헤어졌습니까?” “무엇을 목적으로 나와 관계를 맺으려 합니까?” 등과 같은 궁금증을 문자메시지로 처음부터 물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결혼에 이르게 된 한 남성은 “요즘은 헤드폰을 쓰는 순간 고립되기 시작하고 전화기 뒤에 숨는 경향이 있는데 온라인 데이트 앱과 서비스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불편하지 않은 방법으로 이성에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드렉슬러 박사는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 이용자를 5년간 연구해온 사회학자 제스 카비노의 발견도 소개했다. 카비노는 “온라인 데이트를 하는 사람들은 오프라인 관계에 비해 훨씬 바람 피는 경향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배우자 아닌 다른 사람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며 “온라인 데이트는 정착된 게 아니라 여전히 ‘학습중’”이라고 말했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