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티브이>가 지난 6일 보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중순과 10월 말에도 이곳을 잇달아 방문해 공사 진행 상황을 직접 챙겼다. 원산/조선중앙티브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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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북한 ⑩. 도시건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티브이>가 지난 6일 보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중순과 10월 말에도 이곳을 잇달아 방문해 공사 진행 상황을 직접 챙겼다. 원산/조선중앙티브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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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1월 평안북도 간부들과 신의주시 건설 총계획을 검토하는 모습. 조선중앙티브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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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건설로 시장화·이동성도 높여 ‘도시 기획’ 정치적 메시지 북 매체, 건설현장 현지지도 보도
지도자 위상·권위 이미지로 활용
김정은 시대 등장 알린 ‘평양 10만호’
제재 무용론·체제 건재함 과시 수단 주민 결속·경제발전의 미래 당 창건일·김일성 탄생일 완공 목표
도시건설 ‘극적 드라마’로 재구성
삼지연·원산 등서 드러난 발전 전략
대북제재 해제·비핵화 없인 불가능 ■ 세계적 추세와 도시 스펙터클 창출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유독 ‘세계적 추세’를 강조했다. 세계적인 도시들이 보여주는 세련됨과 현대화된 양식을 모방하고 따라가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1990년대 이후 20여년 동안 낙후한 국가의 이미지를 일신하고 싶다는 욕구, 발전 및 개방의 욕구가 투영된 담론이다. 평양국제비행장 건설, 여러 대규모 거리 조성, 스카이라인 기획, 대동강 수변 경관 조성, 4D 영화관(입체율동영화관), 다양한 관광 상품 개발, 야경(불장식) 강조 등은 ‘시각적 경험’에 기초하는 ‘상품’으로서 도시와 닿아 있다. 세련된 도시 이미지는 평양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소비생활을 통해서도 구현된다. 최근 평양을 방문한 대부분의 관찰자들은 평양의 활기, 세련됨, 화려함 등을 공통적으로 얘기한다. 도시 경관화는 평양의 화려해진 야경에서 절정을 이룬다. 김 위원장은 ‘불장식을 잘할 것에 대한 강령적 과업’을 내리는가 하면, 내각 산하 ‘직관불장식지도국’과 지도국 산하 ‘선경불장식연구소’를 설립해 불장식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했다. ‘사회주의 선경’으로서 야경 효과는 주민들의 국가에 대한 신뢰와 긍지를 높이는 차원이기도 하다. ■ 건설 스토리 창출을 통한 주민 결속 대규모 거리 및 살림집 건설은 극적인 건설 드라마로 재구성된다. 당 창건일이나 김일성 탄생일에 완공 목표를 설정하는 것 자체가 매우 극적인 요소를 갖는다. 촉박한 공기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힘을 합쳐 일정에 맞춰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면 이 기념일의 의미와 상징성을 배가시키고 고조시키기 때문이다. 전 국가적, 전 사회적 관심 이슈로 마치 한편의 건설 드라마를 극적으로 써가듯 연일 북한 모든 매체가 건설 현장 소식과 미담을 전하는 데 몰두한다. 건설 중간에 김정은이 수시로 방문한 사진이 대거 공개되면서 극적인 효과를 고조시킨다. ■ 도시개발 욕구 속 경제발전의 미래 김 위원장은 지난주 삼지연과 원산을 방문하며 4개월여 만에 현지지도를 재개했다. 역점을 뒀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완공 시기를 오는 10월 당 창건일에서 6개월 더 연장했다. 두번째 연장이다. 대북제재로 그만큼 내부 사정이 어렵고 절박하단 뜻이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도시개발 프로젝트들이 ‘총계획도’ 형태로 계속 공개되고 있다. 이미 알려진 것만 해도 원산, 삼지연, 신의주, 청진, 혜산, 양덕군 등이다. 도시별 총계획도를 들여다보면, 김 위원장이 가고자 하는 경제발전의 전략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대북제재 해제나 비핵화 없이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비핵화의 진정성은 ‘말’이나 ‘합의’ 이상으로 이미 도시개발 프로젝트 속에서 드러나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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