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4.22 16:53
수정 : 2019.04.22 18:52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해질녘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먹구름 아래 텅 빈 항구에 하얀색, 회색, 노란색 축구화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아직 수습되지 못한 단원고 박영인 학생의 부모가 가져다 놓은 것이다. 영인이는 축구선수가 꿈이었다고 한다. 요즘 손흥민 선수가 유럽에서 맹활약하는 경기를 보았다면 얼마나 기뻐하며 꿈을 키웠을까 생각하니 눈두덩이 뜨거워졌다.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은 엄마 꿈속에서도 울먹이며 미안해할 것 같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5년을 넘겼지만, 아직도 수습되지 못한 5명의 영혼은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서성거리고 있을 것 같아서 돌아서는 발길이 무거웠다.
진도/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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