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12 18:11
수정 : 2019.08.12 19:18
비 내린 이른 아침에도 매미는 세차게 울었다. 갈 길이 멀어서 시간이 촉박한 매미였을 것이다. 출근길 아파트 길가에 한여름 밤의 향연을 끝내고 짝짓기에 기운이 쇠해 나무에서 떨어진 매미들은 하늘을 향한 채 땅바닥에 누워 있었다. 소리는 내지도 못하고 손발만 겨우 미동했다. 가던 길을 돌려 안경집에 휴지를 깔고 매미 두마리를 수습해 바지 주머니에 있던 손수건 위에 올려놓으니 장례를 치르는 기분이 든다. 매미 소리 사라지면 귀뚜라미 울음소리 들리겠구나. 잘 가라 매미야! 안녕.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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