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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7.31 18:44 수정 : 2014.07.31 20:35

전남 무안군 매곡리 들머리에 29일 오후 팔리지 못한 양파들이 늘어섰다.

전남 무안 ‘양파 산성’

전남 무안군 매곡리 들머리에 29일 오후 ‘양파 산성’이 늘어섰다. 팔리지 못한 양파들이 한 망 한 망 쌓이기 시작해 이제는 길 양쪽, 사람 허리 높이로 수백미터가 이어진다. 올해 양파가 풍작을 이루며 산지 가격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다. 전국 양파 생산량의 17%를 담당하는 무안 지역에는 당연히 그 부담도 집중된다. 매곡리뿐만 아니라 군내 마을 곳곳에 이런 ‘양파 산성’이 늘어났다. 고심 끝에 정부는 전국에서 2만5000톤을 수매하겠다고 대책을 내놨다지만, 농민들의 수매신청량만 11만톤에 이르니 턱없이 부족할 뿐. 천평 양파 농사를 지어 수확하고도 아직 하나도 팔지 못했다는 장순심(81)할머니는 지난밤까지 내린 장마에 양파가 상하지는 않았나 들춰보며 애가 탄다. “양파가 저장성이 좋은 작물이여. 나쁜 균만 안 타면 좀 더 버틸 수 있는데….” 할머니는 말끝을 흐리며 애기 이불 덮듯 양파 위를 덮개로 곱게 여몄다. 착한 양파가 잘 버텨주면 이 길이 끝날까. 농민의 근심처럼 양파가 쌓여 간다.

무안/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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