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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2.23 09:14 수정 : 2019.05.19 10:32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으로 발행어음을 매수해봤다. 주문 직전엔 만기 예상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앱 갈무리

[토요판] 박수지의 소심한 재테크
② 적금과 경쟁하는 발행어음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으로 발행어음을 매수해봤다. 주문 직전엔 만기 예상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앱 갈무리
지난달 중순, ‘소심한 재테크’에 걸맞은 상품 정보를 알게 돼 친한 지인들이 있는 단체채팅방 몇 곳에 메시지를 남겼다.

“혹시 1년짜리 적금 들 생각 있다면 NH투자증권 단기 발행어음 추천. 1년 금리 5%.(예금자보호법 적용은 아니지만 증권사 망하지 않는 이상 받을 수 있음.) 특판 떠서 공유.”

돌아온 답변은 이랬다.

“정말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흑. 저는 경알못(경제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도 아니고 경제쓰레기….”

아마도 ‘어음’이라는 말이 조금 겁났던 건 아닐까.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발행어음은 또 하나의 위험상품 같다. 국내에서 2017년 말부터 도입된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발행어음은 이미 시장에서 은행 적금과 경쟁중이다.

발행어음이란 초대형 투자은행으로 지정된 증권사가 회사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일반 투자자들에게 만기 1년 이내로 판매하는 약정수익 상품이다. 증권사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기업이나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거둔다. 투자자에게 처음부터 ‘약정 수익률’을 제공하기 때문에 은행 예·적금과 경쟁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이 인가한 곳만 발행어음을 취급할 수 있는데, 아직 한국투자증권과 엔에이치투자증권 2곳이다.

22일 기준 가장 높은 금리의 상품은 엔에이치의 ‘5% 적립형 발행어음’이다. 엔에이치가 특판으로 내놓은 상품인데, 휴면고객을 포함한 신규고객을 한정으로 선착순 5천명만 받는다. 엔에이치증권 관계자는 “21일 기준 4천여명이 매수했다”고 설명했다. 5%라는 높은 금리를 약속한 만큼, 1인당 월 최대 50만원 연 600만원까지만 가입이 가능하다. 증권사 영업점이 아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온라인으로만 가입이 가능하다.

직접 해보니, ‘NH투자증권QV’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깔아 회원가입, 계좌개설부터 시작해 매수까지 약 30분 걸렸다. 은행권에서 현재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케이뱅크 적금(2.8%) 금리와 비교하면 2.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엔에이치가 카카오페이와 제휴를 맺어 6개월 만기에 200만원 한도로 연 3.5%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CMA 발행어음 상품도 있다. 가입 대상은 엔에이치투자증권의 모바일증권거래서비스 ‘나무’ 신규 고객이다.

이미 회원이라 특판 대상이 안 된다거나 선착순이 끝났더라도 낙심하지 말자. 일반상품인 ‘NH QV 적립형 발행어음’도 1년 만기로 3% 금리다. 대신 중도인출할 경우 수익률이 1%밖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매달 납입 가능한 금액은 최대 100만원까지다. 한국투자증권도 1년 만기로 연 3% 금리를 주는 ‘적립식 퍼스트 발행어음’ 상품을 판매 중이다. 두 증권사 모두 외화발행어음도 취급하는데, 금리가 좀더 높다. 다만 발행어음은 은행 예·적금처럼 예금자 보호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증권사가 파산하지 않는 이상 원금손실될 위험은 없어, 실제 못받게 될 확률은 낮다. 엔에이치의 신용등급은 AA+, 한투는 AA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한투와 엔에이치의 발행어음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4조2천억원, 1조8천억원이었다. 올해 발행어음 시장이 11조원(한국신용평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당국이 조만간 세번째 초대형 아이비를 지정할 전망이라, 각사가 치열한 발행어음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다.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주는 상품을 찾아다니면 되겠다.

경제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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