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28 19:29
수정 : 2019.06.28 19:34
[토요판] 소심한 재테크 ⑧ 파킹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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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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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윳돈이 약간 생겨도 1년 이상씩 예·적금으로 묶어두기는 부담되는 사람이라면 ‘파킹(parking) 통장’에 관심을 가질만하다. 파킹 통장은 주차장에 차 대놓듯 여윳돈의 ‘임시 거처’처럼 쓴다는 뜻이다. 시중은행 상품들을 보면, 대체로 최소 예치금을 갖추는 조건으로 1%대 금리를 부여하는데, 저축은행에서는 아무런 조건 없이 2% 금리를 주는 파격 상품도 있다.
파킹 통장은 2015년 에스시(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에서 만들기 시작했다가 인기를 끌면서 점차 확대됐다. 소비자의 입출금이 자유로운 데다 1~2% 사이 금리를 제공하는 증권사의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도 비슷하지만, 시중·저축은행의 파킹 통장은 예금자보호법상 5천만원까지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어 더욱 각광받고 있다.
지난 24일 에스비아이(SBI)저축은행은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를 출시하면서 모바일 전용 입출금통장 상품에 예치 기간이나 금액 등 아무런 조건을 내걸지 않고 연 2%의 금리를 준다고 밝혔다. 오케이저축은행의 ‘중도해지오케이정기예금’도 이름은 정기예금이지만 하루만 맡겨도 연 1.9% 금리를 적용한다. 만기를 지키면 0.1% 추가금리를 더 준다. 직장인 전용인 데다 월급통장을 갈아타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웰컴 플러스 보통예금’은 최대 연 2.5%까지 금리를 보장한다.
이와 비교하면 시중은행의 일반 수시입출금 통장은 0.1~0.2% 남짓 되는 제로금리에 가깝다. 최소한의 생활비든, 갈 길을 잃은 목돈이든 ‘결정’의 시기까지 월급통장에 그냥 남겨둔다면, 금리 면에서만 10~20배 차이가 나는 셈이다. 적극적인 투자로 마땅히 불리긴 어려워도, 귀찮다고 여윳돈을 월급통장에 그냥 두면 하루하루 손해보는 꼴이다.
시중은행의 파킹 통장의 경우 저축은행과 달리 각종 예치금 조건과 추가 금리가 붙는다는 걸 고려해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국내 파킹 통장의 원조격인 에스시제일은행의 ‘마이줌통장’은 천만원부터 10억원 사이에서 예치금을 설정하면 설정한 금액에 대해 금리 연 1.5%를 부여한다. ‘마이런통장’은 여기에 예치 기간에 따라 금리를 더 많이 부여하는 파킹 통장이다. 예치기간 기준으로 매월 금리가 차등 적용되며 6개월을 예치해두면 최대 연 1.7%까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수협은행이 내놓은 ‘잇(it)딴주머니 통장’은 최소 예치금 1천만원까지 연 1.5% 금리를 보장한다. 신한은행은 청년층 공략한 파킹 통장을 내놨다. 만 18~30살 이하를 대상으로 내놓은 ‘신한 주거래 에스(S)20 통장’에서 예치금 최대 200만원까지 연 1.5% 금리를 준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파킹 통장이라 이름 붙이지는 않았지만 ‘남길 금액’과 ‘세이프박스’ 기능이 각각 파킹 통장 기능을 한다. 케이뱅크의 ‘듀얼케이 입출금 통장’은 기본 금리는 0.2%지만, 최대 1억원까지 남길 금액을 설정하고 지키면 한달마다 연 1.3%의 우대금리를 준다. 카카오뱅크는 최대 천만원까지 세이프박스로 설정해 놓으면 우대금리를 1.2% 부여한다.
경제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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