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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4.17 15:49 수정 : 2007.05.03 15:22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서 짱쯔이가 춤을 추었던 무대와 그 향취가 느껴진다. 화려하지만 애잔한 맛이 묻어나는.

[박미향기자의 삶과 맛] ⑦ 싱싱한 생선의 펄떡거림 ‘요코즈나’
주인장 바닷가 작은마을 ‘기웃기웃’…모든 생선은 당일 산지서 올라와
비싸다고? 알뜰하게 주문하고 이벤트 이용하면 최대 40%까지 할인

콧수염이 날린다. 서해안 너른 개펄을 신나게 달린다. 저 푸른 바다 위에서 펄떡펄떡 뛰어오르는 생선처럼, 저 푸른 바다 속에서 호령하는 용왕처럼 콧수염은 달린다. 이윽고 해변에서 만난 생선 가게 아저씨들과 소주 한잔 나눈 후 서울로 펄쩍 뛰어오른다.

김흥국의 콧수염보다 더 매력적인 수염을 가진 <요코즈나> 주인장은 생선을 참 좋아한다. 목포가 고향인 그는 어린시절부터 소박한 자연이 숨쉬는 너른 개펄이 놀이터였고, 아버지의 어선이 신기한 학교였다. 고깃배에 몰래 올라타 작은 낚싯대로 잡아 올린 오만 가지 물고기들은 그에게 팔딱이는 삶을 선사했고, 그는 그 생선을 청담동의 널찍한 마당에 펼쳐 놓았다.

청담동이라고, 크다고, 고급스러워 보인다고 겁먹지 마시라. 그것은 또 다른 선입견에 지나지 않는다. 어쩌면 거창한 제목을 단, 하지만 막상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아닌, 오히려 소박하기까지 한 에로비디오 같은 선입견일지 모른다. ‘살속의 추억’(살인의 추억), ‘반지하의 제왕’(반지의 제왕), ‘박하사랑’(박하사탕) 등 그 바닥에서 영화를 만드는 시간은 고작 몇 주이지만 제목을 짓는 시간은 거의 몇 달이 걸린다고 한다. 최근 그 바닥에서 회자되는 멋진 제목은 ‘목표는 형부다’(목포는 항구다)란다. 하하하, 우습다. 이러저러한 패러디들은 어색한 모임을 재미있고 흥겹게 만든다.

은밀하고 중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여러 개의 룸이 있다. 중요한 약속이 있다면 룸을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목포는 아주 멋진 항구도시다. 구수한 입담만큼 그곳의 생선 맛도 최고다. 주인장은 그 최고의 맛을 선사하기 위해 늘 바닷가 작은 마을을 돌아다니며 생선을 맛본다. 바로 그때 혀를 사로잡는 맛을 만나면 즉시 <요코즈나> 식탁에 올린다. 그래서 <요코즈나>의 모든 생선은 그날그날 산지에서 올라온 것이고, 운이 좋으면 서비스로 흑산도 홍어도 맛볼 수 있다.


가격이 조금 비싸다고? 요리조리 알뜰하게 주문하고 이벤트 행사를 이용하면 최고 40%까지 낮춘 가격으로 맛볼 수가 있다. 주인장은 알뜰 이벤트 이외에도 늘 색다른 것을 준비해서 언제나 손님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한단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요코즈나의 실내 분위기.

실내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고급스럽다. 약간 비싼 감은 있지만 꼭 좋은 음식을 대접해야 되는 분이나 입맛 까다로운 어르신을 모시고 가기에는 더 없이 좋다. 또 청담동에서는 보기 드물게 30~40명이 단체로 들어갈 수 있는 널찍한 공간이 있어 그 점도 장점이다. 싱싱한 생선 요리를 먹으며 동창회라도 하는 것은 어떨까? 3~4명이 조용히 맛을 보면서 은밀한 이야기를 나눌 만한 방도 많이 있다.

한 입에 쏘옥~ 들어가는 초밥, 싱싱한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생선 외에도 초밥 맛이 일품이다. 새색시 속살 같은 부드러운 밥과 그 밥을 포근하게 덮고 있는 색동 이불 같은 물고기 조각, 이들의 조합이 초밥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밥보다 생선조각이 커서 초밥의 싱싱한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초밥과 함께 나오는 서비스도 훌륭하다. 장어초밥은 자연산 장어를 얹어서 그 맛이 그야말로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몸이 후끈해질 정도다. 맛이 예술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그날그날 시가로 먹는 생선 요리들도 있다. 가격을 버리고 오로지 맛으로 선택한다. 여름에는 초밥과 튀김이 소바와 함께 나오고 겨울에는 소바 대신 나베우동이 나온다. 계절마다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서 장쯔이는 긴 머리를 날리며 괴기스러울 만큼 화려한 춤으로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넋이 나간 사내들은 그녀를 갖기 위해 너도나도 선금을 준비한다. <요코즈나>에서는 장쯔이가 춤을 추었던 화려한 무대와 그 향취가 느껴진다. 화려하지만 애잔한 맛이 묻어난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담백하게 구운 낸 생선.
위치 강남구 삼성동
전화번호 02-548-6565
영업시간 오전 11시~ 오후 11시
메뉴 생선회 8만~12만원 / 사시미정식 3만원 / 초밥정식 a, 3만원 / b, 2만5천원 / 새우튀김정식 2만원 / 식사류 도미조림 외 2만~3만원 / 여름 소바+초밥+튀김 2만원 / 겨울 나베우동+초밥+튀김 2만원

* 강력 추천 입맛이 까다로운 어른이나 잘 보여야하는 직장 상사와 함께 가라. 룸이 많아서 중요하고 은밀한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좋다. 물론 가족모임을 하기에도 좋다. 적은 양이지만 깔끔하고 친절하다.

* 귀띔 한마디점심과 휴일은 20% 할인된다. 단 계절에 따라 할인 행사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홈페이지 (www.yokozuna.co.kr) 나 전화를 통해 할인 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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