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외식하기에도 좋은 ‘엉클조’는 어느새 유명해졌다.
|
[박미향기자의 삶과 맛] (16) 엉클조
높다란 빌딩들이 어여쁜 바구니에 듬성듬성 꽂힌 꽃처럼 대지위에 서있다. 그 중 한 빌딩 안에 남자와 여자가 있다. 그들은 직장동료다. 처녀, 총각인 그들은 입사 때부터 서로에게 묘한 긴장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것이 사랑인가 말인가? 알 수가 없다. 길 잃은 감정들이 그들의 심장에서 떠돌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그는 일을 하면서도 그녀의 위치를 추적하는 내비게이션이 되어 있었고 그녀는 그의 출 퇴근을 체크하는 근무표가 되어버렸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에게 난데없는 꽃들이 배달되기 시작했다. 하루, 이틀 계속 이어졌다. 남자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마음은 흘러가는 구름마냥 변덕스럽고 이상하게 자신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그녀에게 정열적인 이벤트가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 어느날 그 남자, 드디어 그녀에게 달려가서 무엇인가를 펼쳐 보였다. 반도체칩만큼 작은 씨앗들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작지만 최고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 씨앗을 주면서 남자가 하는 말, “이제 곧 시들어 사라질 꽃보다 땅에 뿌려 멋진 열매를 맺을 이것을 당신에게 주고 싶어. 우리 함께 키워 나가자.” 드디어 남자가 프러포즈를 한 것이다. 그렇다면 꽃을 보낸 사람은 누굴까? 그 꽃들은 인생이 너무 심심했던 여자가 자신에게 보낸 꽃들이었단다. “멋진 여름입니다. 바구니에 맛난 도시락 깔끔히 챙겨서 놀러가요.” 그 남자와 여자에게 멋진 데이트 코스를 추천하고 싶다.일단 꽃 한 다발 꺾어 남산유람을 시작하자. 남산식물원, 옛 안기부 터, 안중근 의사 기념관, 남산한옥마을…. 역사와 계절을 한껏 느낄 수 있다. 길은 구불구불, 택시라도 탈 요량이면 타자마자 그 길의 덕을 본다. 이쪽저쪽으로 쏠리는 바람에 그 또는 그녀와 자연스럽게 짜릿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데이트의 마지막은 남산 산자락 끝에 있는 ‘엉클조’에 가서 독일 맥주와 맛난 소시지를 맛보며 살포시 깊어지는 어둠만큼 사랑을 키우면 된다.
남산에 소풍 온 이들과 여름날 무더위를 피하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
|
호텔서 독일 요리사에게 직접 배운 맥주 안주.
|
영업시간 오전 11시 00분~새벽 1시
메뉴 병맥주 7천원~8천원 / 필리핀 맥주 산미구엘 3천원 / 독일 생맥주 5천원~8천원 / 쾨스트 리쳐, 비트 버거 7천원 / 더운 모듬소시지 1만7천원~2만1천원 / 바비큐소시지 1만9천원~ 2만원 / 찬 모듬소시지 1만7천원 / 골뱅이, 훈제치킨 1만4천원 / 한치 1만원 * 강력추천 남산에 소풍 온 이들과 여름날 무더위를 피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 * 귀띔 한마디 언덕에 있어서 힘차게 걸어 올라가야 된다는 점!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