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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30 11:13 수정 : 2019.11.30 11:23

파주 DMZ 평화해설사 용성중씨

경기도-한겨레 공동기획
[DMZ 현장보고서] 남북 퇴역군인에게 듣는다

파주 DMZ 평화해설사 용성중씨

DMZ 평화해설사 용성중씨
“남북교류 물꼬 터지면 급물살 탈 것”

#1. 30년 퇴역군인의 ‘냉전의 추억’

“비무장지대에 들어가도 혹시나 총 맞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아요. 남북관계가 꽉 막혀 있는 것 같지만 물꼬가 터지기 시작하면 교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25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디엠제트 투어 안내사무소에서 만난 용성중(54)씨는 지난 7월부터 ‘디엠제트 평화해설사’를 맡은 뒤 자신의 변화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스무살 때인 1985년 육군에 입대해 31년 만인 2016년 원사로 제대한 용씨는 평화해설사를 맡기 전까지만 해도 평화란 말 자체에 거부감을 가질 만큼 사고가 경직돼 있었다고 한다. 1990년 초 대학생들이 임진각에 모여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구호를 외칠 때도 군경합동상황실에 파견된 용씨는 ‘빨갱이’들을 체포할 궁리만 했다.

“북에 대한 적대감이 팽배한 군사정권 때 입대해 주입식 세뇌교육을 10년간 받다 보니 정권이 바뀌어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아무리 화해·평화를 이야기해도 마음에 와닿지 않았죠.”

흡수통일만을 생각한 그가 최일선에서 평화해설을 하려니 말이 꼬여 그만둘 생각도 했지만 공부를 하다 보니 30년간 굳게 닫힌 마음이 열리면서 사고의 지평이 넓어졌다. “예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통일 직전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과거의 극한대립으로 돌아가지 않고 평화 분위기를 이어갈 것입니다.”

백영숙 임진강예술단 대표

탈북 임진강예술단 대표 백영숙씨
“평화의길, 자유여행 합의하면 돼”

#2. “피 한방울 남을 때까지 싸운다.”

“북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군대에 다녀와야 조선노동당 입당과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어 입대를 선호합니다. 성분이 안 좋은 사람은 똑똑해도 군대에 못 가고, 특히 여성이 입대하기는 대학 입학보다 어렵지요.”

17살에 북한군에 입대해 황해남도 해주의 4군단에서 10년 만에 대위로 제대한 임진강예술단 백영숙(55) 대표는 지난 26일 북한이탈주민 파주시협회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파주에서 활동하는 임진강예술단은 탈북여성 20명으로 꾸려진 공연단이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뒤 가정형편이 어려워 군 입대를 결심했다고 한다. “신병 훈련 때 삽과 곡괭이로 두꺼운 얼음을 깨서 참호를 파는 것부터 시작해 한겨울에 겉옷이 땀에 절어 소금범벅이 되도록 혹독하게 훈련을 받았지요.”

“북은 못사는 나라지만 군인들이 ‘피 한방울이 남을 때까지 당과 조국과 인민을 위해 싸우자’는 엄숙한 군인정신으로 군생활을 합니다. 한국 군인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죠.”

같은 부대 군인과 결혼해 아들 둘을 둔 백씨는 남편이 병으로 숨진 뒤 아들을 데리고 중국을 거쳐 2009년 한국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주중엔 빵공장에서, 주말엔 식당에서 3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악착같이 일해 지금은 식당을 열고 “남북 이질감 해소를 위해” 예술단을 만들며 정착에 성공했다.

“북은 평화공존을 이야기하더라도 항상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을 것입니다. 남북이 진정 평화의 길로 가고 싶으면 자유여행을 합의하면 됩니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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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경기도-한겨레 공동기획] ‘비무장지대’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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