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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14 19:50 수정 : 2007.05.17 16:10

정세현/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기고

경협은 남북 모두에 ‘윈-윈’
북 기술습득 빨라 효율높아
장차 ‘퍼오기’ 될 가능성 커

그동안 주로 북쪽의 회담 대표들만 만나왔는데, 이번에 민간 대표 자격으로 기업인들과 함께 평양에서 열리는 제10차 국제상품전람회에 참가합니다. 특히, 북의 경제 현장을 돌아보고, 경제부문 일꾼들을 만나게 돼 이번 방북이 나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기업인들의 평양 국제상품전람회 참관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에는 중앙일보사가 기업인들을 안내했고, 올해는 한겨레신문사가 그 좋은 뜻을 이어주었습니다. 이번 방북은 여러모로 의미가 큽니다. 무엇보다도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로 지체됐던 2·13 합의 이행의 실마리가 풀려나가는 시기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열차 시험운행이 준비되고 있고, 경공업 원자재 제공도 곧 시작될 것입니다. 이런 때 남북 당국간 합의를 실제로 이행해 나갈 기업인들이 북의 경제 현장을 살피러 가는 것입니다.

이번 방북단은 신발, 비누, 피혁, 의류 등 일용품 공장과 대안유리공장, 남포갑문, 영남배수리공장 등을 돌아볼 예정입니다. 물류 인프라 시설도 방문합니다. 간담회에 그쳤던 과거의 틀을 벗어나 구체적인 협력 방법과 분야를 찾기 위해 현장으로 간다는 점이 이전과 다릅니다.

남북 협력사업은 ‘퍼주기’라는 오해를 받아왔습니다. 북쪽 주민에 대한 인도지원이 말 그대로 퍼주는 것임을 애써 부인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국내총생산(GDP) 면에서 9800억달러 대 300억달러 미만이라는 엄청난 격차가 나는 상황에서 형편이 나은 쪽이 어려운 형제에게 약간의 지원을 하는 것은 인도주의나 동포애 이전에 ‘도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협력 사업은 남도 북도 서로 이익을 취하는 윈-윈 방식으로 될 수 있고, 장차 ‘퍼오기’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는 개성공단의 체험을 중히 여길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개성공단에서는 1만5천여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월 60달러 정도의 월급을 받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예상보다 빨리 기술을 익혀 나가면서 남쪽 기업의 투자 효율성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개성에서 습득한 기술은 장차 북쪽 산업에 전이됨으로써 경제 발전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개성공단은 남에도 북에도 이익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남북경제공동체 형성에 ‘희망의 등대’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기업인들은 경제협력 분야에서 남북 관계를 이끌어갈 분들입니다. 이미 11대 경제대국의 반열에 오른 남쪽 기업인들이 북에 가서 할 일이 있습니다. 기업의 이익을 찾아 상담을 하고 현장을 돌아보면서도, 통일이라는 더 큰 이익을 위해 할 일이 있습니다. 북이 경제 발전을 위해 투자 유치와 기술 개발을 하려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는 데 대해 우정 있는 설득과 조언을 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아직 두려움과 동경 속에서 바깥을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고 남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북쪽 사람들, 특히 경제부문 일꾼들에게 우리의 경험과 성공 사례를 중심으로 우정 있는 설득과 조언을 해주는 것은 북을 돕는 일 같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자신과 후손들을 돕는 일이 될 것입니다.

정세현/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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