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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19 18:43 수정 : 2016.09.19 22:55

바스쿠트 툰작
유해물질과 폐기물 처리 관련 유엔 인권특별보고관

전자 산업에서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투쟁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나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 조사했고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에 이를 보고하면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유해 화학물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풀어야할 핵심 문제들을 제기했다. 이 글을 통해 나는 삼성전자, 애플 컴퓨터, SK 하이닉스를 비롯한 전자산업 기업들에게 "끝나지 않은 임무"가 있음을 밝힌다.

거의 10여년 동안 전직 삼성전자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질병과 장애를 초래한 원인을 증명하는 과정에서 부당하게 전가된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 싸웠다. 그 중 몇 명은 성공했지만, 나는 희생자들의 대다수가 성공하지 못했으며 하청업체를 포함한 생산과정 전반의 재발 방지 방안도 실종됐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최근 일부 언론 기사는 내 보고서를 심각하게 오독해, 삼성전자의 노동조건이 전직 노동자들의 질병과 장애를 일으켰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내가 기업들, 정부, 과학자들, 변호사들, 중재자들, 피해자들과 나눈 대화에 따르면, 이는 진실이 아니다.

최근 한국 정부는 삼성전자 작업환경이 노동자들에게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정했다. 얼마 전에는 한국 법원이 반도체 산업의 노동조건으로 인해 백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결했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전직 노동자들이 임명한 조정위원회도 삼성전자의 노동조건이 다른 여러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120명의 전직 노동자들, 질병을 앓는 이들의 가족들은 삼성전자로부터 보상과 사과를 받았다. SK 하이닉스의 전직 노동자 39명도 전자제품 제조과정에서 나온 유독 화학물질로 인한 상해에 대해 보상을 받았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일할 권리를 보장하려면 아직도 끝나지 않은 임무가 상당히 남아있다. 이 글을 통해 내 보고서의 요점들 가운데 세가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우선, 직업병의 원인을 입증해야하는 부담은 노동자들에게는 너무 과도하다. 기업들은 관련 정보에 접근하고 정보를 통제할 수도 있고, 정보가 없을 때는 그 정보를 생산할 힘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기업들이 아니라 화학물질 피해자들에게 자신들의 질병 원인을 증명하라는 것은 매우 정의롭지 못한 일이다.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도 4년 전 유엔인권이사회에서 "관련규정을 개정해 피해자들이 아닌 다른 쪽이 노동과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없음을 증명하도록"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고 했다.

둘째, 재발 방지를 장차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삼성전자가 실질적인 해결책의 일환으로 예방대책의 이행을 점검할 옴부즈만 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동의한 것은 고무적이다. 옴부즈만 위원회는 인권의 핵심 원칙들에 맞춰, 투명하고 대중이 참여하는 형식으로 조속히 이행되어야 한다.

그 활동기간에 제한을 두어서는 안된다. 전자산업은 매우 역동적이며, 유독물질의 위험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전자산업 기업들은 해당 기업에 고용된 노동자들뿐 아니라 전체 생산과정에 고용된 노동자들에게도 예방대책이 분명히 이행되도록 해야한다. 아프리카에서 어린 아이들이 발암물질인 코발트를 채굴하고 전자제품 쓰레기 더미에서 유독 성 연기를 흡입하는 현실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산업 부문의 다른 기업들이 국내외 생산과정과 사업 관계 전반에서 인권 보호를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명백한 사례다.

유독물질의 위협에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 한국의 전자산업 기업들과 정부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임무가 상당히 많이 남아 있다. 이번 인권이사회에서 독일 정부가 자국의 인권 및 유독물질에 대한 자료에 대해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인권을 보호할 세계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전자산업은 제조와 처리 과정의 인권 문제를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전가해왔다. 우리는 과거의 비극적 사례들을 결코 잊지 않으면서도, 미래에 이런 일들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함께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Unfinished business“

Baskut Tuncak

Special Rapporteur on the implications for human rights of the environmentally sound management and disposal of hazardous substances and wastes

The struggle for the right to a healthy workplace is far from over in the electronics industry.

In my recent report to the UN Human Rights Council concerning a visit to South Korea last year, I address key concerns in protecting the rights of workers from toxic chemicals. What I call here the “unfinished business” for Samsung Electronics, Apple Computer, SK Hynix and others in the electronics industry.

For nearly a dozen years, former workers of Samsung Electronics fought to overcome the unjust burdens they faced in proving the cause of their diseases and disabilities. While some eventually succeed, I am deeply concerned that the vast majority of victims do not and measures to prevent recurrence are missing throughout supply chains.

Certain recent media articles grossly misrepresent my report as not finding evidence that working conditions at Samsung Electronics led to diseases or disabilities among former workers. Based on my conversations with companies, the Government, scientists, attorneys, mediators and victims, this is far from the truth.

Recently, the Korean government found that manufacturing conditions at Samsung Electronics could have caused lung cancer in workers. Previously, Korean courts found workers to have likely suffered leukemia from working conditions in the semiconductor industry. Moreover, a Mediation Committee appointed by Samsung Electronics and former workers also concluded that working conditions at Samsung Electronics could have caused a host of other diseases. 120 former workers, or families of those deceased, have now received compensation, and an apology, from Samsung Electronics. Another 39 former workers of SK Hynix have also received compensation for injuries due to toxic chemicals in the manufacture of electronics.

There is considerable unfinished business in securing the right of workers to a healthy workplace. Among the points in my report, I emphasize three here.

First, the burden of proving the cause of occupational diseases is too great on workers. There is a grave injustice with the level of proof placed on victims of toxic chemicals to prove the cause of their illness; not on businesses, with access to and control of relevant information, and the power to generate information when it is missing, to prove they did no harm. The National Human Rights Commission of Korea stated before the UN Human Rights Council that it recommended?four years ago?that the Government “amend related legislation to require not victims but the other party to prove that there is no causal relationship between the work and injury.”

Second, prevention of recurrence must be a priority moving forward. I am encouraged that Samsung Electronics agreed to create an Ombudsman Committee to ensure mechanisms for prevention are in place, as part of an effective remedy. This must be operationalized quickly, with transparency and public participation, to be in line with core principles of human rights. This should not be time limited, as the industry is highly dynamic and the toxic threats will change over time.

Third, companies in the electronics industry must ensure prevention measures are in place ? not only for its employees ? but also for workers throughout its supply chain. Young children in Africa mining a carcinogen (cobalt) or breathing toxic fumes in electronic waste dumps are clear examples of instances where Samsung Electronics and other companies in the electronics sector must increase efforts to protect human rights through its supply chains and business relationships?at home and abroad.

When it comes to protecting the rights of workers from toxic threats, there is considerable unfinished business for the electronics industry and the Government of Korea. As noted by Germany at the same meeting, regarding its own record on human rights and toxics, “we need a global approach to promote human rights.” The electronics industry has a record of transferring human rights impacts from one country of manufacture or disposal to another. While we should never forget the tragic cases of the past, it is paramount we move forward collectively to prevent recurrence in the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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