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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0.30 18:24 수정 : 2017.10.30 19:05

이태호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 상임운영위원

1073일의 기다림 끝에 우리 앞에 안타까이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 2014년 4월16일 가라앉은 모습 그대로 뭍으로 올라와 수습과 수색이 진행됐다. 선실과 화물칸까지 수색이 마무리 단계이지만 아직도 다섯 분은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지난 27일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는 현재 누워 있는 세월호 선체를 일으켜 세우기로 결정했다. 객실 외의 기관구역에 대한 미수습자의 유해 수습 작업과 세월호 선체에 대한 정밀조사를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게 그같이 결정한 이유다. 안전한 조사, 수습, 수색을 희망해온 미수습자 가족, 유가족, 국민들과 환영의 뜻을 전한다.

세월호 선체 직립은 첫째,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당시 객실에서 기관구역(주기관실, 보조기관실 및 타기실 등)으로 가는 문이 개방되었던 사실이 확인되었고, 그동안 수습 과정에서도 기관구역에서 유해 발견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다. 실제 지난 10월11일 기관실에서 수거한 진흙을 분류하는 과정에서 유해가 발견되었다. 기관구역 각 수밀격문이 모두 개방된 상태였다는 것이 확인된 현재의 시점에서는 기관구역에서 유해 발견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목포신항에서 여전히 기다림을 계속하고 있는 미수습자 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을 이어가는 수습은 선체 직립과 함께 끝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둘째, 직립 없이는 안전한 작업을 장담할 수 없다. 미수습자 가족, 유가족들 모두 ‘조사관들의 안전이 우선이다’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특히 객실과는 달리 수직으로 길게 뚫린 화물칸과 기관구역으로의 진입과 수색이 본격화되면서 안전 문제가 심각한 걸림돌로 대두되어 왔다. 이번 선체조사위의 직립 결정으로 조사관들이 좀더 안전하고 신속하게 조사와 수습 업무에 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세월호 침몰 원인을 밝히기 위한 정밀조사를 하려면 선체를 일으켜 세우는 것이 불가피하다. 대법원도 세월호 침몰 원인과 관련하여 ‘기관실 조타 유압장치의 솔레노이드 밸브와 엔진 관련 프로펠러의 오작동 여부 등’을 밝히기 위해서는 선체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는데, 지금처럼 누운 상태에서 정밀조사를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현장 조사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또한 침몰 상태 그대로 좌현 방향으로 누운 채 인양된 세월호의 좌현이 어떤 상태인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 과연 좌현 쪽에 외부 충돌의 흔적은 없는지, 인양 과정에서 절단되었다는 좌현 스태빌라이저(자세안정장치)의 절단은 불가피했던 것인지 등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에 답하기 위해서도 선체 직립은 필수적이다.

넷째, 선체 정밀조사 후 세월호의 온전한 보전을 위해서도 직립은 언젠가는 시도되어야 할 일이다. 기왕 할 일이면 지금 하는 게 맞다.

결정 과정에서 선체조사위원 일부는 조사기간 지연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준비기간을 제외한 직립 작업 기간은 1~2주 이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체 직립 후 안전한 환경에서 가속화될 선체 정밀조사 작업을 염두에 두면 망설일 일이 아니다. 문제는 비용이다. 현재 선체조사위원회에는 선체 직립에 필요한 예산이 배정되어 있지 않다. 정부와 해양수산부가 협조하지 않으면 직립은 불가능하다. 해수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와 국회의 협력을 부탁드린다.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2기 특조위가 구성되어 모든 의혹이 남김없이 해소되는 그날을 가슴 벅차게 기다려본다. 세월호 진상규명은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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