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등에 일본만화 방영권 지원 추진 일본인들이 지난 세기 인류생활에 크게 공헌한 일본의 발명품으로 꼽는 세가지가 있다. 인스턴트 라면과 가라오케, 애니메이션(만화영화)이다. 특히 이 세가지는 모두 오사카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이곳 사람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최근 일본 외무성이, 이 가운데 하나인 애니메이션을 외교 차원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정부개발원조(ODA) 기금 가운데 일부를 세계 각 나라 텔레비전방송국의 일본 애니메이션 방영권 구입자금으로 지원하자는 구상이다. 방영권을 지급할 돈이 없어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어도 못보는 나라가 적지 않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일본 외무성은 최근 해외 공관을 통해 각 나라에서의 일본 만화 방영 실태와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일본 애니메이션 시청을 계기로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청소년들의 행동이나 유행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등의 긍정적 보고가 상당수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엔에이치케이〉는 미국 특파원 리포트를 통해 미국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이 일본을 이해하는 큰 매개체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포켓 몬스터〉는 70여개 나라에서, 〈우주소년 아톰〉는 40여개 나라에서 어린이들의 일상에 파고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우선 ‘문화 무상협력’이라는 명목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구입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이 부문 예산은 24억엔(약 235억원)이다. 문제는 일본의 만화영화 제작업체들이 외무성의 이런 계획에 협력해 얼마나 방영권을 싸게 내놓느냐는 것이다. 현재 〈포켓 몬스터〉 1회 방영분을 구입하는 데는 약 수백만엔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제작사들이 적극 도와준다면 상임이사국 진출을 추진중인 일본 외무성으로선 대단한 원군을 얻는 셈이다.
포케몬과 아톰이 우선 날아갈 곳은 중남미와 아프리카가 될 전망이다. 외무성의 애니메이션 외교가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강한일 통신원 kahanil@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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