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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2 19:26 수정 : 2006.04.15 21:49


백혈병 퇴치 자선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누드달력을 만들었던 영국의 작은 시골마을 아줌마들의 모금액이 100만파운드(약 20억원)를 돌파했다. 북요크셔 부녀회 회원인 안젤라 베커(59) 등 ‘캘린더 걸스’ 6명은 1일 최근 재혼한 찰스 왕세자 부부한테서 축하 인사를 받았다. 찰스 왕자는 이날 만남에서 “경이로운 성과”라며 존경의 뜻을 전했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들의 누드달력 이야기는 <캘린더 걸스>라는 제목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2004년 초 미국에서 박스오피스 9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덕분에 이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지만 실제 그들의 삶은 그다지 많이 바뀌지는 않았다. 베커 부인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한참 주목받을 무렵에도 “우리는 여전히 월요일엔 빨래, 화요일엔 다림질을 하고 장을 보러 다닌다”고 <비비시>와 회견에서 밝힌 바 있다. 마을 부녀회 회원 수 역시 거의 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부녀회 회의에 빠지지 않는 성실한 회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7월 베커 부인의 남편인 존이 백혈병으로 54살 나이에 숨을 거두자 그의 절친한 친구인 트리시어 스튜어트(56)가 존의 이름을 걸고 백혈병 퇴치를 위한 모금운동을 하자는 제안을 했다. 매년 만들어왔던 부녀회 달력을 회원들의 누드로 채우자는 기상천외한 발상이었다. 1999년 처음 만들어진 누드달력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수십만 장이 팔려나갔다. 평소 영국 부녀회는 상류층의 보수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었기에 그 반응은 더 뜨거웠다. 영화와 광고 제안도 쏟아졌다. 유럽 각국에서 아류의 누드달력들이 제작되기도 했다.

물론, 갈등도 있었다. 애초 누드달력을 만들자고 했을 때 부녀회 반응은 싸늘했고, 영화 제안이 들어왔을 때 베커 부인마저 내켜하지 않았다. 결국 영화화에 동의했지만, 이 과정에서 달력 제작에 참여했던 11명 가운데 5명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그들은 본래 목적을 잊지 않았고, 마침내 지난해 7월 요크대학에 존의 이름을 붙인 백혈병 연구 및 유행병·유전병 연구소가 설립됐다. 이 연구소에서는 현재 소아암의 원인을 찾기 위한 사상 최대 연구 프로젝트를 비롯해 각종 종양의 원인을 찾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2004년 두번째 제작된 달력에는 영화에 출연했던 여배우들까지 참가했다.

요크/김보영 통신원 saeky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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