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13 18:16
수정 : 2006.04.15 21:44
폭행장면 등 동영상 전파
영국의 어린 학생들 사이에 휴대폰을 이용한 괴롭히기가 새로운 학교폭력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영국의 어린이를 위한 자선단체인 ‘전국 어린이들의 가정’(NCH)은 “전국적으로 770명의 어린이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14%의 어린이가 핸드폰의 문자메세지나 동영상 등을 이용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신종 괴롭히기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조사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이 단체의 신기술 전문가인 존 카는 “이런 괴롭힘을 당하는 어린이는 더는 피할 곳이 없다고 느껴 더욱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며 “전통적인 괴롭힘은 학교와 등하교길에서 한정되었으나 핸드폰을 이용한 괴롭힘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핸드폰을 이용한 괴롭히기 수법은 위협적인 문자 메세지를 보내 겁을 주거나 원치 않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보내는 것 등이다. 가장 극단적인 예는 ‘해피 슬랩핑’(happy slapping)으로 불리는 행위로 피해 학생이 맞는 장면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촬영해 핸드폰으로 보내는 것이다. 응답자 10명 중 1명의 어린 학생이 원치않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힌 적이 있으며, 이 가운데 17%의 어린이가 자신에게 전송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또 핸드폰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어린 학생들이 부모에게 알릴 경우 핸드폰을 뺏앗길까 두려워 말을 하지 않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괴롭힘을 당하는 어린이의 26%가 괴롭히는 상대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영국 안에서 문자 메세지를 통한 괴롭히기 수법은 5년 전 다른 어린이 자선단체가 지적해, 2002년 영국 교육부에서 집중 단속을 벌이는 한편 문자 메세지를 이용해 다른 학생들을 괴롭히는 학생들은 퇴학시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영국 내 어린 학생들의 휴대폰 소유가 급증하면서 핸드폰을 이용한 괴롭힘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영국에선 12~16살 어린 학생의 97%가 핸드폰을 소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4백여만명 어린이의 핸드폰은 카메라폰인 것으로 조사됐다. 요크/김보영 통신원
saeky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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