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18 18:17
수정 : 2006.04.15 12:29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보복공격 자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가 예상보다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강제 철거 첫날인 17일 곳곳에 방화가 발생하고, 50대 유대인 여성이 철수에 항의하는 분신자살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지만, 이스라엘군과 주민 사이에 유혈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 요르단강 서안지역에서 철수에 불만을 품은 유대인 남성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2명이 숨지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은 보복을 선언하면서도 가자지구의 신속한 철수 완료를 위해 즉각적인 보복 공격은 자제하고 있다.
자진철거 기한인 16일까지 정착촌 주민의 절반이 철수했고, 강제 철거 첫날 17일까지 주민의 약 3분의 2가 철수해 21개 정착촌 마을 중 11개가 소개됐다. 강제 철거 이틀째인 18일 네베 데칼림 등에 일부 주민들만이 유대교 회당에 모여 철수를 거부하고 있지만, 상호 유혈충돌을 피하기로 합의했다. 이스라엘 군은 오는 24일이면 철수가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철수가 별무리 없이 완료된다고 하더라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이스라엘 정부 모두에게 철수 이후 가자지구의 재건과 통제, 그리고 서안지구와 예루살렘의 지위문제는 철수보다도 더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철수 뒤에도 가자지구 외곽과 해안선, 그리고 하늘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려고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팔레스타인인들은 38년간의 이스라엘 점령 종식을 기뻐하면서도 가자지구는 또다른 큰 ‘감옥’이 될 것에 우려하고 있다. 마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이 16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집행기구 회의에서 가자지구의 재건과 통제를 위한 정파간 결속을 촉구하면서 가자지구 철수 뒤 시급한 과제로 △항구와 공항의 건설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자유로운 왕래 보장 등을 이스라엘에 요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가자 철수 이후엔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예루살렘 문제가 걸림돌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오늘은 가자, 내일은 서안지구와 예루살렘”을 외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난과 고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스라엘이 서안지구 정착촌을 유지 또는 확대하려 한다면, 무장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 팔레스타인 주민은 말은 팔레스타인들의 기쁨과 우려를 그대로 보여준다. “우리는 가자의 형제들 때문에 기쁘다. 그러나 우리는 축하해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은 서안지구 지배를 위한 계략을 세우고 있다. 우리가 어찌 그 거짓말을 축하할 수 있겠는가?”
예루살렘/박은성 통신원
mephisgo@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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