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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22 22:27 수정 : 2006.07.18 13:45

조일준 여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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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9월, 영국 런던 시민들은 느닷없는 불벼락에 밤낮을 떨어야 했다. 어디선가 소리도 없이 날아와 도시 곳곳을 불바다로 만들어놓는 정체불명의 폭탄 때문이었다. 히틀러의 비밀병기이자 세계 최초 탄도미사일인 파우-2(V2)는 실제 타격보다도 심리적 충격과 공포가 훨씬 컸다.

원래 미사일은 투창·화살·총포 등 ‘날아가는 무기’를 뜻했다. 오늘날에는 자체 추진력을 지닌 로켓 발사체에 폭탄을 실은 무기를 가리킨다. 1312년 중국 금나라 군대가 창끝에 화약을 채운 대나무통을 매달았다는 비화창(飛火槍)이 기록에 남아 있는 첫 원시적 로켓무기다. 파우-2는 독일 과학자이던 베르너 폰 브라운이 우주여행용으로 구상한 소형 로켓이었으나 히틀러가 ‘보복병기’(Vergeltungswaffens)의 첫글자를 따 비장의 무기로 삼았다.

브라운은 25살 때 나치당에 가입하고 친위대(SS) 간부에도 이름을 올렸으나 패전을 앞두고 미군에 투항했다. 축적된 기술과 기자재도 고스란히 미국으로 넘어갔다. 소련이 먼저 스푸트니크 인공위성을 쏴 올린 충격에 빠졌던 미국이 아폴로 프로젝트로 달착륙에 성공한 것도 새턴 5형 로켓을 개발한 브라운에게 힘입은 바 컸다. 그의 전력은 평생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그에게는 ‘20세기의 파우스트’라는 별칭이 붙었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 문제를 놓고 경계를 미국과 경계를 넘나드는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그것이 대포동 2호라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인지, 백두산 2호라는 인공위성 발사체인지도 여전히 모호하다.

2차대전 당시 영국 육군 원수였던 몽고메리는 방대한 분량의 역저 <전쟁의 역사>에서 이렇게 썼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생각으로는 결코 평화를 얻지 못할 것이다. 모든 나라가 그런 슬로건을 따르면 지구 전체가 하나의 병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쟁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면 각국은 비인간적인 전쟁을 피하게 될 것이다.”

조일준 여론팀장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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