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지진해일로 초토화된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의 해안가 마을인 울릴리는 1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제대로 복구가 안됐다. 일부 주민만이 사진 뒤편에 보이는 ‘바락’이라 불리는 임시건물에서 생활하고 있다. 반다아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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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만명 희생… 부모 잃은 아이 수천명… 6만명 아직도 천막생활
반군과 정부군 30년 내전 중지 ‘평화협정’… 희망의 씨앗인가?
8. 아체
“지금까지 10번 이상 지진해일(쓰나미)이 이곳 텐트촌을 덮치는 꿈을 꾸었어요.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면 지진해일이 다시 일어난 것인지 아닌지 정말 알 수가 없어요.”
지난해 12월26일 23만명 이상의 목숨과 삶의 터전을 앗아간 남아시아 지진해일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인도네시아 아체주의 13살 소년 나시르는 아직도 악몽에 시달린다고 <시엔엔(CNN)>에 말했다.
나시르는 당시 누나 두 명과 함께 동네 이슬람사원으로 피난갔다 자신만 살아남았다. 나중에 엄마가 피난민촌에 구사일생 돌아와 뛸듯이 기뻤지만 엄마는 죽은 남편과 딸을 그리워하며 삶의 의욕을 잃었다. 그래서 나시르는 오히려 엄마를 돌봐야하는 처지다. 나시르의 사례는 아체에서는 특별하지 않다. 지진해일로 양친을 모두 잃은 어린이만해도 수천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지진해일 피해는 동남아 11개국에 이를만큼 광범위하지만, 아체에 남긴 상처는 특히 모질었다. 전체 사망자·실종자의 절반 이상이 아체에서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이 최근 11개 지진해일 피해국 정부의 통계를 토대로 파악한 사망·실종자는 23만 1천명을 넘는다.
지진해일 1년, 마르지 않는 아체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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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아체주독립운동을 펼쳐온 자유아체운동(GAM)과 정부군이 30년 가까운 싸움을 멈추고 평화협정을 맺은 것도 지진해일이 큰 계기가 됐다. 자유아체운동 대변인 바크티아르 압둘은 “지진해일이 양쪽을 협상테이블로 불러들였다”고 말했다. 다른 무엇보다 재해복구가 우선이었던 것이다.
[2005지구촌현장] 8. 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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