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판증후군으로 대동맥 파열을 겪었던 민우방씨. 수 차례 수술 뒤 요즘은 운동도 즐기면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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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과 친구하기]
■ 마르판증후군 앓는 민우방씨 “군대에서 훈련 받다가 쓰러진 뒤 병원으로 후송됐어요. ‘말판증후군’으로 진단돼 몇 차례 수술 받은 뒤 지금은 좋아하는 운동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민우방(28· 경기 고양시 주엽동)씨는 현재 196㎝로 매우 큰 키를 가졌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도 다른 아이들에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컸다. 이 때문에 중 2때부터 고1까지는 농구 선수도 했다. 신발이나 옷 사는데 불편한 점이 있긴 했지만, 큰 키로 주위의 부러움도 많이 받아 불편함보다는 장점이 많았다. 1998년 군대에 입대할 때까지만 해도 건강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쓰러지기 전 군대에서 1년 동안에는 농구 같은 운동도 곧잘 했다. 그러나 이처럼 큰 그의 키는 나중에 진단된 말판증후군이라는 선천적 질환의 한 증상이었다. 이 질환은 염색체 이상으로 심장, 대동맥 등의 혈관의 탄력성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섬유 물질에 문제가 생긴다. 때문에 혈관이 찢어지는 등의 질환이 생기기 쉽다. 농구나 배구 등 큰 키가 유리한 운동 선수 가운데에도 이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꽤 된다. 민씨 역시 심장에서 혈액이 쏟아져 나오는 대동맥에서 이상이 생겼다. 이 혈관이 찢어져 가슴 통증을 심하게 느꼈으며, 결국 의식을 잃었다. 이를 치료하는 첫 번째 수술은 무려 16시간이나 걸렸다. 바로 이어 두 번째 수술도 5시간이나 걸렸으며, 수술 뒤에는 16일 동안 의식 없이 지내야 했다. “국내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60일 동안 지냈으니까, 주변에서 거의 가망이 없다고들 했어요. 깨어난 뒤에도 혈소판 부족으로 계속 수혈을 받아야 했으니까 정상적인 생활은 생각도 못 했지요.” 수술 뒤 혈소판이 깨지는 문제 때문에 3년 뒤에 그는 또 큰 수술을 받아야 했다. 결과 현재는 수혈 문제는 해결됐으며, 수술 뒤 높아진 혈압을 조절하는 혈압강하제를 먹고 있다. 이와 함께 피가 굳어 심장이나 혈관에 문제를 일으킬 지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이를 막는 약도 꾸준히 챙긴다. 정기적인 검진도 필요해 두 달에 한번씩은 병원을 찾고 있다. 혈관 찢어지는 선청성 질환… 3차례 큰수술 사투병 앓는다는 생각 잊고… 요가·수영·농구 즐기며 살아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가족들도 모두 검사를 받아야 했어요. 다행히 부모님이나 누나는 이상 없이 나왔어요. 가족을 살펴보니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무척 키가 컸다고 하고, 190㎝가 넘는 사촌 형제들이 있어요.” 타고난 질환이었지만 민씨는 절망하지 않았다. 병원에서 퇴원한 뒤 그는 요가부터 챙겼다. 오래 입원하면서 계속 누워 지냈기 때문에 굳은 몸을 풀어 주기 위해서였다. 여섯 달 정도 요가로 몸을 유연하게 만든 뒤로는 수영 같은 운동도 즐겼다. 담당 의사가 유산소 운동이 필요하다며, 걷기, 수영 등의 운동을 권했기 때문이다. 몸이 좋아진 뒤로는 취직도 했다. 현재는 운동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동맥 질환이 생기기 전 원래 좋아했던 운동은 꼭 챙긴다. 평일에는 헬스클럽을 이용하고, 주말에는 농구 등을 즐기고 있다. 몸무게가 늘어나면 심장이나 큰 혈관에 무리를 준다고 해서 음식도 철저히 조절한다. “대학 때는 100㎏까지 나간적도 있었어요. 현재 85㎏정도지만, 82㎏ 정도까지는 줄여야 한다고 해요. 육류도 잘 먹지만 주로 야채류를 잘 챙겨 먹어요.” 군대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매우 즐겼던 술, 담배도 모두 끊었다. 오히려 건강 유지에는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생사를 좌우하는 수술을 받은 뒤로 민씨는 남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돼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노래와 함께 기타 연주를 좋아했던 그는 예전부터 다니던 성당에서 작은 모임을 열어 찬양 봉사를 하고 있다. 방학 동안 성당을 찾은 아이들과도 곧잘 지낸다. “밝은 모습을 많이 보려고 해요. 지금은 질병을 앓는다는 생각도 잊어 먹고 지내지요.”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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