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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07 18:27 수정 : 2006.11.07 18:27

비듬쟁이에다 가려움 극심, 한달 3~4번씩 퉁퉁 부어…
한의사 된 뒤 치료법 찾아 아토피·건선 치료에 매진

■ 병과 친구하기 ■ 피부질환 이겨낸 박성배 한의원장 /

한 사람이 겪고 이겨낸 불행이 다른 이들에게는 소중한 도움이 되는 일도 있다. 두드러기와 지루성 피부염으로 청소년기를 힘들게 보냈던 하늘마음 한의원 박성배(41) 대표원장이 그렇다.

박 원장은 나면서부터 태열이 심했다. 두피가 짓물러 진물이 흐를 정도였다. 인천에서 살 때여서 그의 어머니는 바닷가 사람들이 하듯 그를 염전으로 데리고 가 바닷물에 씻겼다고 했다. 그 때문인지 태열이 심하기는 했지만 자라면서 큰 후유증은 없었다. 하지만 중학교 때 지루성 피부염 증세가 나타났다. 지루성 피부염은 주로 피지선이 발달한 두피, 눈썹, 코 주위, 생식기 주변에 생기는 것으로 피부가 붉은색을 띠며 비듬과 비슷한 각질이 떨어져 나오는 증상을 보이는 병이다. 그는 모자를 벗으면 온몸에 비듬이 쏟아졌고, 겨울철이면 그의 검은색 교복의 어깨 부위는 비듬으로 눈이 내린 듯 늘 하앴다.

지루성 피부염과 함께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발병한 두드러기는 더 큰 문제였다. 심할 때는 2~3일에 한번꼴로 두드러기 증상을 보였고 한 달에 3~4번 두드러기를 겪었다.

두드러기가 한 번 생기면 입술이 부르트고 눈이 안 보일 정도로 얼굴이 부어올랐다. 몸도 마찬가지였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려웠고 열도 많이 났다. 두드러기 증세가 나타나면 얼굴이 일그러져 중학교 때는 친구들이 그를 괴물이라고 놀릴 정도였다. 호흡기도 부어올라 숨쉬기가 힘들 때도 많았다. 점심을 먹은 뒤 몸에 이상한 증세가 나타나면 곧바로 조퇴를 해야 했다. 다행히 약을 먹으면 두드러기 증세는 가라앉았다. 그는 항히스타민제가 든 약을 늘 갖고 다녀야 했다. 그는 평생을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줄 알았다.

지루성 피부염과 두드러기에서 벗어난 것은 경희대 한의대에 진학해 한의학을 공부하면서였다. 그는 사상의학에 따른 처방으로 자신의 병을 잡았다.

“지루성 피부염은 열로 말미암아 생기는 병이더라고요. 따라서 몸에 수분을 공급해주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해 형방지황탕을 지어 먹었습니다. 두드러기에는 간의 열을 다스리는 형방폐독산을 썼고요. 피부에 좋은 다른 여러가지 약도 지어 먹었습니다.”

한약 처방을 통해 그렇게 자신의 병을 고쳤다. 지루성 피부염은 깨끗이 나았고, 두드러기도 더는 생기지 않는다. 하루도 거르지 않을 정도로 매일 술을 마시지만 이제 두드러기로 고생하지 않는다. 한가지 음식인 오향장육만 피하면 된다고 했다.


자신의 경험으로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피부 질환 치료에 관심이 갔다. 그가 한의원을 냈을 때인 1991년은 아토피 질환이 크게 늘기 시작했을 때다. 사회에 퍼지기 시작한 얼짱, 몸짱 열풍에 편승해 비만 쪽으로 전문화하고 싶었지만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병을 고치는 게 의원이 가야 할 길이라고 여겨 아토피와 건선 치료에 뛰어들었다. 한의원 이름을 하늘마음이라고 지은 데도 그의 그런 마음이 담겼다.

“사람의 마음인 인심은 시류에 따라 변하지만 하늘마음인 천심은 변하지 않는 것이잖아요. 그런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박 원장은 그동안 1만5천여명 가량의 환자를 만나본 경험을 바탕으로 아토피와 건선의 원인과 치료법도 나름대로 체계화했다고 한다. “논란을 피하기 위해 양방의 연구 방법으로 데이터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아기가 태열이 조금 심하더라도 그냥 두는 게 좋습니다. 약을 잘못 바르면 오히려 악화할 수가 있거든요. 건강한 식생활을 통해 체질을 바꾸고 면역력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아토피·건선, 인스턴트식품 먹지 말고 일광욕 하세요

박성배 원장은 아토피나 건선 증상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음식 조절과 규칙적인 생활, 일광욕과 입욕 등을 권했다.

음식은 피를 맑게 하기 위해 육식, 유제품, 인스턴트 음식을 삼가고, 우리 땅에서 나는 깨끗한 제철 음식을 많이 먹는 게 좋다. 곡류, 채소류, 버섯류, 과일, 콩류, 발효식품, 해조류, 흰살 생선 및 조개류, 식물성 기름 등이 좋다. 생식은 더욱 좋다. 술과 담배를 삼가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도록 한다.

환부에 이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균을 없애기 위해 일광욕을 자주 하면 좋다. 증세가 심한 환자는 일주일에 2~3회, 한번에 3~4시간 정도가 좋다. 인공 자외선 치료나 백반과 천일염을 사용한 치료도 가능하다.

피부 깊숙이 쌓여 있던 독소는 전신욕이나 반신욕 또는 사우나 등의 찜질을 통해 땀을 흘려 독소를 내보낸다.

난치병과 장애를 이기고 꿋꿋이 살아가는 분들, ‘병과 친구되기’를 통해 다른 환자에게 희망을 줄 분들의 이야기를 찾습니다. ‘병과 친구되기’를 통해 자신의 치료 경험을 나누고 싶은 분들은 bokkie@hani.co.kr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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